순천시민 기자로 출발
지난 11월 8일, 순천 해룡면 버드내공원에서 열린 '청바지&청소년 끼 축제' 현장을 찾았다. 가을 햇살 아래서 펼쳐진 축제는 지역 주민들의 손길이 묻어 있는 따뜻한 자리였다. 아이들의 웃음소리, 청년들의 음악, 주민들의 인사... 모든 장면이 살아 있는 순천의 얼굴 같았다.
나는 현장의 생생한 풍경을 스케치하듯 담고, 아이들과 인터뷰를 하며 기사를 썼다. 그렇게 완성된 기사를 오마이뉴스에 올렸다. "청춘은 바로 지금"우리 동네가 들썩인 날 https://omn.kr/2fz7c 그리고 기사가 보도된 9일 저녁쯤, 내게 뜻밖의 쪽지가 도착해 있었다.
안녕하세요, 청바지 축제를 담당했던 상삼출장소장 OOO입니다. 축제를 직접 찾아주시고 글도 너무 잘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을 읽고 나니 축제를 개최한 보람이 있고, 피로가 풀립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주말 잘 보내세요.
짧은 몇 줄 안 되는 인사였지만, 마음 한켠이 따뜻하게 일렁였다. 누군가의 노력이 글을 통해 위로받을 수 있다는 사실, 그게 기자로서 글을 쓰는 가장 큰 보람이 아닐까 싶다. 그날 이후 나는 다시금 글이 사람과 사람을 잇는 다리라는 것을 느꼈다.
▲'아동문학작가로 가는 길목에서' 연재 기사‘아동문학 작가로 가는 길목에서’라는 연재 기사를 통해 글쓰기에 대한 나의 다짐을 이어갔고, 여러 아동문학 출판사에 투고를 이어간 끝에 마침내 한 출판사와 계약이 성사되어 아동문학 작가로서의 새로운 길이 열렸다. ⓒ 오마이뉴스 캡쳐
사실 <오마이뉴스>는 내게 처음이 아니었다. 몇 달 전, '무인 가게'를 다뤘던 기사를 통해 한 아동문학 출판사 관계자로부터 연락을 받은 적이 있다."동화로 나오길 응원해요" 독자님, 출판사에서 연락 왔습니다 https://omn.kr/2euji 비록 그 인연이 계약으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그때의 울림은 오래도록 남았다. 그때 받은 격려 한 마디가, 다시금 글을 붙잡게 한 힘이 되어주었다.
그 후로 나는 '아동문학 작가로 가는 길목에서'라는 연재 기사를 통해 글쓰기에 대한 나의 다짐을 이어갔고, 여러 아동문학 출판사에 투고를 이어간 끝에 마침내 한 출판사와 계약이 성사되어 아동문학 작가로서의 새로운 길이 열렸다. 그 일 이후 나는 종종 생각했다.
"글은 참 신기하다. 나를 세상과 연결해 주는 문이 되어 주니까."
그 모든 과정의 출발점에는 언제나 <오마이뉴스>가 있었다. 조용히 문을 열어주고, 다시 걸음을 내딛게 하는 또 하나의 길목처럼. 누군가에게는 기사 한 편일지 모르지만, 내게는 새로운 문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이번에는 작가로서가 아니라 순천 지역 기자로서의 나를 열어주는 문이었다. 청바지 축제의 현장을 기록하며 나는 다시 한 번 느꼈다. 지역은 늘 새로운 이야기를 품고 있고 그 이야기를 꺼내는 일이 바로 기자의 역할임을.
▲'순천시민이 되었다' 연재 기사이곳 거리를 걸으며, 사람들을 만나며, 또 이야기를 쓴다. ‘순천시민이 되었다’ 연재는 그런 일상 속의 마음들을 하나하나 모아 엮는 과정이다. ⓒ 오마이뉴스 캡쳐
순천에서의 삶은 이제 단순한 거주가 아니라,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살아가는 이야기로 이어지고 있다. 이곳 거리를 걸으며 사람들을 만나며 또 이야기를 쓴다. '순천시민이 되었다' 연재는 그런 일상 속의 마음들을 하나하나 모아 엮는 과정이다. 순천의 하늘빛, 사람들의 온기, 마을의 목소리들을 내 글 속에 담아내려 한다.
그동안 50년 가까이 제주에서 살아온 내가 이제 순천의 흙을 밟고, 이곳 사람들과 웃고 소통하며 함께 살아간다. 그렇게 나는 조금씩 순천 시민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내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준 문이 되었고, 나는 그 문을 통해 또 다른 이야기를 쓰며, 순천이라는 새로운 삶의 장에서 오늘도 한 줄 한 줄, 나의 길을 써 내려가고 있다.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