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너머로 그의 말[言]들이 부서져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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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적당한, 아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나서야 가능한 것이야.
지금 내가 들고 있는 커핏잔과 나 사이의 거리가 보인다. 그리고 커핏잔과 그 아래 테이블 사이의 거리도 보인다. 테이블과 소파 사이의 거리가 보이고 소파와 거기에 앉아 있는 나 사이의 거리가 보이고 . . .
지금 내가 편안한 자세로 아무 불평 없이 커피를 마시고 있는 것도 모두가 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일까?
바로 앞 테이블과 옆 테이블 사이의 거리가 보인다. 그리고 옆 테이블과 그 앞에 앉아 있는 한 남자 사이의 거리가 보이고 그 한 남자와 한 여자 사이의 거리가 보인다. 그들 연인이 서로를 응시하는 눈과 눈 사이 맑고 투명한 모짜르트의 세레나데가 흐르고 있다. 흐르고 흘러 내 귓 속까지 새어 나오고 난 그 소리가 무척 아름답다고 생각하며 다시 그의 말들을 상기해 본다.
일요일 오후, 창문 너머로 들어오는 햇살이 너무 눈부시다. 나와 햇살 사이의 거리가 나와 그 사이의 거리처럼 밀접하게 뒤엉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