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귀, 까마귀, 카마귀

by 작가의식탁 이효진

가마귀가 운다 - 가악 가악

세상이 있다.

가마귀가 가악 가악 울어대고 있다.

사람들은 함께 호흡하고 함께 나누고 함께 반기고

가악가악 가마귀의 울음소리는 세상에서 가장 감미로운 소리가 되어 하늘을 향해 유유히 날개짓하고 있다.


까마귀가 운다 - 까악 까악

세상이 변했다.

까마귀가 까악 까악 울어대고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이익 챙기기에 여념이 없고, 까마귀는 여전히 까악까악 울어대고, 자꾸만 삭막해져 가는 세상이 싫어서 우는지 아니면 그런 세상이 싫다고 변하지 말라고 우는지, 어째서 까악까악 울어대는지 그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까악까악 울어대기에 바쁠 뿐이다.


카마귀가 운다 - 카악 카악

세상이 또 변했다.

카마귀가 카악 카악 울어대고 있다.

사람들이 카마귀를 먹어대기 시작한다. 카마귀는 카악 카악 울어대기에 정신이 없고 사람들은 보다 많이 먹어보려고 정신이 없고 ......카악 카악 ...... 칵칵칵......


정신이 없어요. 답답해요. 숨이 막혀요.

사람들이 침을 뱉는다.

사람들이 카마귀를 뱉어낸다.

?마귀가 운다 - ?악 ?악

세상이 변해서 가마귀가 까마귀가 되고 세상이 또 변해서 까마귀가 카마귀가 되고

언젠가 세상이 또 변하겠지?

그러면 이번에는 ?마귀가 ?악 ?악 울어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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