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목장에선 여전히 젖소들이 풀을 뜯고 있는데

냉장고 안에서 우유를 꺼내 마셨다. 처음처럼 신선하지가 않다. 변했다.

유통기한 98 04 28 08:30 까지


눈앞에 푸른 목장이 펼쳐져 있다. 그 푸른 초원에선 젖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고, 그운데에 내가 서 있다. 왠지 내 모습이 낯설다.

너와 나는 약속했었지. 하지만 ......

변해가고 있다. 너와의 첫만남에서 느꼈던 두근거림. 그 설레임이 사라져가고 있다.

변해가고 있다. 너에게 바라던 희망사항. 그 기대감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변해가고 있다. 너에 대한 신비감. 그 환상이 깨지고 있다.

너와의 약속된 시간이 다 가고 있어.

푸른 목장에선 여전히 젖소들이 풀을 뜯고, 그 가운데에 낯선 너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그 옆에는 너와의 정확한 유통기한을 알고 싶어하는 내가 서 있다.


냉장고에서 꺼내 마신 우유는 처음처럼 신선하지 않다. 맛이 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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