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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의 식탁 이효진 Feb 05. 2017

몸보신 하는 여자

제주에 사는 여자, 네마음을 보여줘~!

<몸보신 하는 여자>
 
날마다 오는날이 아니에요~
초복, 중복, 말복이라 해서 삼복!!!
굉장히 무더운 한 여름~ 복날에는 기를 보충해야 해요.


여 - 남자만 몸보신하란 법 있어?


하지만 역시 여자는 자신의 몸보신보다는 남자들의 몸보신을 챙기기 바빠요.
남자친구 몸보신을 해줘야한다며.. 아침부터 분주한 여자!!!
회사에 출근을 했는데.. 일이 집중이 될 턱이 없어요~
머릿속에는 오로지 삼계탕!! 삼계탕 만드는 법... 삼계탕 맛있게 만드는 법!!! 인터넷 검색하느라 바빠요~
이토록 여자가 삼계탕 요리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 그 이유는 딱 하나래요.남자친구에게 사랑받고 싶대요~
이런 복날~ 맛있는 요리로... 아니 기운 팍팍 샘솟는 요리로
점수 팍팍 따줘야 한대요.


여 - 이정도면 사랑 충분히 받을수 있겠지?


그래서 삼계탕 요리에 도전하는 여자에요.
어제 저녁때부터 남친에게 저녁 약속 잡지 말라 신신당부한 상태!!
내심 기대하는 눈치던데... 그 기대를 무너뜨릴 수는 없어요.
그때 직장동료들 여자보고 함께 보신탕을 먹으러 가재요.
아주 유명한 맛있는 집이 있다며 이런날은 제대로 몸보신해야한다며 점심을 같이 먹재요. 하지만 그 메뉴가 멍멍탕이니 여자.. 갑자기 난리난리에요~


여 -“어머머머.. 어머머머.. 어떻게 멍멍탕을 먹어요?

전 말이죠.. 삼계탕은 먹어도 멍멍탕은 못 먹어요~~~~~~·”


이랬던 여자가 돌아서더니 인터넷 앞에서 손길이 바빠졌어요.
여자는 <보신탕을 사랑하는 사람들> 일명 보사모 회원이래요.
오늘 점심때.. 보사모 번개 점심식사가 있거든요.
사실 그 누구보다 보신탕 매니아인 여자이거늘 괜히 남들 앞에서 안 그런척~ 아닌척~해요.
직장동료들 앞에서 한 행동이 맘에 걸렸는지 갑자기 선글라스를 끼더니.. 보사모.. 번개 장소!! 맛있는 보신탕집으로 행차하시는 여자에요. 보신탕을 시켜 맛있게 먹고 그러고나서 계산을 하고 나오는데.. 그만 앗~~~~~ 이런 된장!!!!!!!!!
직장동료가 말한 유명한 맛있는 집이 이곳이였나봐요~ 딱 걸렸어요...
직장동료는 방금 사무실에서 자신들을 야만인 취급하던 사람이 맞냐고 따져 물어요.


여 - “아니.. 제가 언제 야만인 취급을 했다고... 친구가 자꾸만 가자고 난리를 치는 바람에...”


수습하는라 아주 진땀이에요..
여자의 진땀 흘리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에요.
남자친구에게 예쁜짓 좀 한다고 어제 미리 삼계탕 재료며 이것 저것을 사고
인터넷 뒤적뒤적 삼계탕 맛있게 만드는 법도 검색을 하고 나름 맛있게 만들겠다고 노력 했거든요. 하지만 마음같지가 않아요. 요리가 쉽지가 않아요.
평소 요리에 관심도 없던 여자이기에... 할줄 아는 요리라곤 라면밖에 없는 여자에게 삼계탕은 분명 감당하기 힘든 너무나도 벅찬 요리임에는 틀림이 없어요.
계획 수정!!! 하지만 이대로 포기는 아니래요.


여 -“남자친구에게 사랑받는 건... 절대... 네버.네버. 포기할 수 없다고”


여자에게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생각이 났어요.
아니.. 번뜩일 정도는 아니지만.. 나름 머리를 써봐요.


여 -“저기.. 곧 6시에 찾으러 갈테니까.. 포장 좀 해주세요~”


일단 식당에서 포장해온 삼계탕을 집으로 가지고 와서는 빈 그릇에 채워 담아요~


여 -“이 정도면 속아 넘어가 주시겠지?”


삼계탕을 가지고 남자의 집으로 향하는 여자에요
요리를 받아든 남자.. 정말 여자의 솜씨가 맞냐고 확인해요.


여 - “당연하지.. 내가 오빠 먹일려구.. 오빠 몸보신 시키려구 얼마나 고생고생하며 만들었는데”


남자친구.. 제대로 감동이에요~· 아주 좋아라 죽어요.
하지만.. 매번 여자를 만날 때마다..
남자친군 그때의 삼계탕 예찬을 늘어놓기 바빠요~
다른사람들을 만날 때도 삼계탕 맛있게 만드는 여자가 자기 여자친구라는 둥.. 아~ 이러니 이러니.. 여자는 가시방석이 따로 없대요.


여 - “오빠는 그렇게 삼계탕 잘 만드는 여자가 좋아?”


당연하대요.. 남자치고 요리 못하는 여자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대요.
그런 여자가 좋대요.. 요리 잘하는 여자가 무지 사랑스럽대요~
갈수록 큰일이에요.. 이번 주말엔 자신의 집에서 중복 때 만들었던 그 맛있는 삼계탕을 다시 맛볼 수 없냐 물어요.
더 이상은 속일수 없다 생각한 여자는 남자를 찾아가 말해요.


여 - “오빠는 요리 잘하는 여자가 좋다 그랬지? 그런데 어쩌지? 나 요리같은거 못하는데... 사실 그날 가지고 왔던 삼계탕도...”


남자친구 갑자기 여자를 버럭 끌어 안아요.. 괜찮다고.. 남자친구를 생각하는 마음이 사랑스러웠다고. 예쁘다고~ 오늘은 자신에게 기회를 주래요. 그러고는 여자 앞에서 삼계탕을 직접 만들고 여자 앞에 갖다 바쳐요!!!!
아.. 눈물이 퐁퐁퐁,감동이 퐁퐁퐁! 정말 여자의 생에 잊을 수 없는 삼계탕이에요~~~~ 올여름엔 남자친구표 삼계탕 덕분에.. 무더위 확실히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대요 .


지금까지 몸보신하는 여자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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