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속칭, 저와 제 글에 대한 디스입니다. 아무렇지 않느냐고요? 네, 저는 아무렇지 않습니다. 정신적인 내상도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안 그래도 누가 이걸 알면 어쩌나, 하고 조바심을 치지 않아도 되니 마음은 홀가분하기만 합니다. 이런 걸 우스갯소리로 '자진납세'라고 하던가요? 막말로 타인이 저나 제 글에 대해 뭐라고 하는 건 자존감에 더러 상처가 되겠지만, 제가 스스로 이실직고하는 건 괜찮습니다.
무슨 사설이 이렇게 긴가, 하실지도 몰라 바로 까놓고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이런 저도 매일 글을 씁니다.
솔직히 매번 이웃 작가님들의 글을 죄다 읽는다고 말은 못 하겠습니다. 다만 한 번씩 읽을 때마다 깜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놀라는 이유는 지극히 명확합니다. 일일이 그분들의 필명을 언급할 수는 없으나 확실히 저와는 글의 결이 다른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과 같은 공간에서 이렇게 버젓이 글을 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저에겐 얼마나 큰 행운인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마는, 글 실력을 바탕으로 작가님들을 줄 세운다면 아마 저는 줄의 맨 끝자락에 있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상당수의 작가님들은, 글의 결이 문제가 아니라 시쳇말로 저와는 아예 레벨이 다른 분도 굉장히 많습니다. 저를 친구로 추가하셨거나 제가 추가한 분들만 따져도 이 정도인데, 저와는 아무런 연이 없는 분들까지 파고든다면 거론할 필요조차 없는 것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저도 매일, 그것도 하루에 3~5편 정도의 글을 씁니다.
만약 저를 모르시는 누군가가 제 방에 들르면 일단은 놀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누적 글의 편 수가 무려 982편, 그것도 이곳에 온 지 불과 9개월이 채 안 되었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놀란 마음에 제가 쓴 글 아무거나 한 편을 읽어 봅니다. 아마도 단번에 그런 생각이 들 것입니다. 이 사람 도대체 뭐야 혹은 겨우 이 정도 실력으로 왜 이렇게 글을 많이 쓴 거야,라고 하실 것입니다. 제가 이처럼 형편없는 실력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1000편에 가까운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은 글의 소재를 찾을 때 특별한 어떤 것을 찾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냥 닿는 대로 씁니다. 뭔가가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면 그걸 붙잡아서 늘이고 살을 붙여 한 편의 글로 완성시킵니다.
이런 저도 매일 글을 씁니다. 8개월 하고도 보름 동안 저는 단 하루도 글쓰기를 쉬어 본 적이 없습니다.
혹시 제가 글을 많이 쓴다는 걸 자랑이라도 하려고 하냐는 생각은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바로 이것입니다. 이렇게 읽을거리도 없고, 별 특이한 점도 없는 글을 전 매일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려는 것입니다. 혹시 글이 잘 풀리지 않아 글을 쓰지 못하는 분이 계시다면, 지금 쓴 글을 올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분이 계시다면, 저 같은 사람을 봐서라도 조금도 망설이지 마시고, 글을 발행하시라고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이게 어느 정도 말이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지금까지 글을 쓰면서 느낀 게 있습니다.
글이 잘 풀리지 않아 글을 쓰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쩌면 (규칙적으로 혹은 매일) 글을 쓰지 않으니 글이 안 풀린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아닌 소재라도 괜찮습니다. 하다 못해 혼잣말을 하면 딱 좋을 것 같은 내용도 상관없습니다. 그딴 걸 써서 누가 읽겠느냐고 한다면, 최종적으로 글을 쓴 본인이 읽게 됩니다. 자기 혼자 읽을 거면 일기에나 쓰지 이런 데 왜 쓰냐고 말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지 않는 것보다는 쓰는 것이 훨씬 낫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감히 주제넘는 소리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저보다 훨씬 필력이 좋으신 절대다수의 이웃 작가님들의 글을 자주 읽고 싶습니다. 망설이지 마시고 글을 쓰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