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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Apr 12. 2024

요즘 젊은이

삼백 열다섯 번째 글: 젊은이들의 생각

언제부터 세대 차이를 실감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예전에 젊었을 때에는 굳이 저보다 연배가 높은 사람들에게서 이해를 바라지도 않았고, 저 역시 그들을 애써 수긍하려 하진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저 역시 버릇없는 '요즘 젊은 놈들' 중의 하나였던 것입니다. 되로 주고 말로 받기인지 아니면 하다못해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때의 연장자들의 고충을 요즘 절실히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끼리끼리 논다고 하지요? 연배가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얘기를 나누다 보면 우리보다 연장자들에 대해선 거의 얘기하질 않습니다. 입만 열면 젊은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면서 사는 게 너무 힘들다는 말 뿐입니다. 우리가 윗사람들에게 어떤 태도로 대하는지 하는 것보다는 아랫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대하는지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꼴입니다. 개구리 올챙이 시절 생각 못 한다고, 딱 우리가 그 짝입니다. 마치 우린 젊었던 시기에 윗사람들과 아무 문제 없이 잘 어울려 지내기라도 한 것처럼 행세합니다.


어찌 보면 별 것 아니지만, 요즘 젊은 사람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게 하는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종종 우리는 모임을 가지곤 합니다. 상대적으로 시간이 널려 있는 늙은이들에 비해 젊은이들은 늘 바쁩니다. 특히 금요일 오후는 어떠한 약속도 잡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 젊은 사람들끼리 기어이 조퇴까지 해가면서 모임을 갖더군요. 평소 같으면 어림없는 주말에 말입니다. 전 연령층이 포진한 모임보다는 말도 잘 통하고 은연중에 서로 호감을 갖고 있는 이삼십 대들끼리 모이는 걸 선호한다고 해서 나무랄 생각은 없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했을 때 자신의 귀한 시간을 기꺼이 내어줄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서 명확히 선을 긋는 것을 보며 씁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삼십 년 전에 저도 그랬을까, 하고 말입니다. 당연히 저는 그러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을 테지만, 사람 사는 이치가 거기서 거기입니다. 단지 기억을 못 한다 뿐이지 그러지 않았을 리가 없었을 겁니다. 네, 맞습니다. 자업자득인 셈입니다.


원래 여자의 세계에 대해선 알려고 하면 안 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듣고 이해하면 된다고 합니다. 이러니 저러니 하며 분석하려 들지 말고 마음 깊이 공감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젊은이들의 세계 또한 그렇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사진 출처: https://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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