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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May 14. 2024

글은 발행해야 제 맛!

글을 왜 쓰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지인에서부터 친구까지, 더군다나 아내와 아들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세상엔 얼마든지 더 재미있고 즐거운 일이 많은데 왜 하필이면 그 고리타분하고 지리멸렬한 일에 골몰하느냐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들은 저에게 말합니다. 조금 더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일에 시간을 투자해 볼 생각이 없느냐고 말입니다. 심지어 길지도 않은 인생인데, 뭐 그렇게 골치 아프게 살아가느냐는 말도 서슴지 않습니다. 사실 그 말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맞습니다. 흥미진진한 것들이 차고 넘치는 세상이니까요.


사랑하는 사람이 저에게 왜 자신을 좋아하느냐고 묻는다면 가장 현명한 대답이, 그저 좋으니까 혹은 당신이니까,라는 대답일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이 지겨운 고행을 즐기는 이유도 글쓰기를 좋아하기 때문이 되어야 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무슨 이유가 별도로 필요할까요? 남이야 뭐라고 하건 말건 간에 제가 좋아서 쓰겠다는데 말입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제 손으로 제가 만들어가는 한 편의 글이니까 이 고행길도 마다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겠지요. 이 좋아하는 글이, 아니 사실은 쓸 때마다 괴롭고 힘든 기억도 없진 않지만, 매일매일 쓰고 있는 이 글이 저를 버티게 하는 힘이 됩니다. 글 실력이 형편없고, 읽을거리도 없는 글이기는 해도 한번 쓰기 시작하면 어떻게든 끝을 맺고 마는 저의 경이로운 솜씨(?)에 가끔씩 탄복합니다. 비록 작은 것이기는 해도 '아, 나도 뭔가를 시작하면 끝을 맺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말입니다.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저의 '작가의 서랍' 안엔 저장되어 있는 글이 하나도 없습니다. 뭔가를 자랑하기 위해 이 사진을 보여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글을 쓰면 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더 낫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글을 쓰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어떤 과정을 거치건 간에 완결을 짓습니다. 물론 완결된 글이 작품성도 있고 재미도 충분하다면 좋겠지만, 그건 어쩌면 저의 한계를 넘어서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전 일단 글의 완성에 초점을 두며 글을 씁니다. 그렇게 해서 완결한 글은 반드시 발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이렇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다 쓴 글을 발행하지 못한다면, 굳이 이런 공개적인 온라인상에 글을 써야 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정말 그런 생각을 갖고 글을 쓴다면 개인 노트나 일기장 등에 글을 쓰는 게 더 합리적일 테니까요.


당연히 저는 '작가의 서랍' 안에 글을 보관하기 위해 쓰지 않습니다. 물론 이런 저 역시도 가끔은 이 서랍 속에 보관할 때도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글을 미완성했을 때 나중에 이어서 쓰기 위해 잠시 저장해 두는 것뿐입니다. 글은 발행해야 제 맛입니다.


사진 출처: 글 작성자 본인이 직접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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