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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Jul 15. 2024

흐린 건가, 맑은 건가?

2024년 7월 15일 월요일, 흐림


오늘의 날씨를 과연 '흐림'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지 모르겠다. 말이 흐리다는 것이지 실제로는 구름 뒤에 숨은 해가 하루 종일 나를 따라다녔다. 오죽했으면 하늘을 보며 되뇌고 또 되뇌었을까? 저리도 두꺼워 보이는 구름이 약간만 더 무거워져 비를 내려주길 바랐다. 시원스레 쏟아붓지 않아도 좋으니 딱 이 무지막지한 지열을 식혀줄 만큼만 왔으면 했다.


하늘이 그렇다고 내 뜻대로 움직여 줄 리가 없다. 어쩌면 차리리 한 방울의 비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쨍쨍한 해를 볼 확률이 더 높았던 건지도 모르겠다. 금세라도 내릴 것 같은 비는 아랑곳없이 저 두꺼운 구름을 뚫고 나오기라도 할 듯 해가 연신 고개를 내밀려했기 때문이다.


거대한 한증막 속에 버티고 선 나는 어쨌건 간에 오늘 하루도 무탈하게 잘 보냈다. 그나마 에어컨의 기운이 퍼져 있던 교실은 견딜 만했지만, 고작 문 하나 사이로 천국과 지옥을 오가며 하루 온종일을 발발거리며 돌아다녔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것 같은 기분으로 말이다.


이유야 어쨌건 간에 이런 날씨엔 잘 먹어야 한다. 무모한 다이어트는 사람을 쓰러뜨리기에 딱 좋을 정도이다. 자꾸만 게을러지는 나 자신을 다잡아 보려 하고 있다. 이 폭염에 맹목적으로 땀을 흘리는 게 문제가 될 뿐이지, 운동하며 흘리는 땀은 기력을 소진시키진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내일부터 운동장을 뛰어볼까 했더니 주변에서 다들 뜯어말린다. 건강이 염려되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눈치는 정신이 나갔느냐는 투다. 내일은 얼마나 더 더울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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