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0일 금요일, 낮 최고기온 28도, 비
이틀을 일하고 다시 주말을 맞이했다. 정말 거저먹는 한 주였다. 지난 주말부터 시작된 반갑지 않은 닷새의 연휴에 이어 겨우 어제와 오늘만 근무했다. 이게 끝인 줄 알았더니 다음 달 초에도 이런 식의 연휴가 있는 것 같았다.
아무리 노는 게 좋다고 하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건 그저 좋다고만 할 수는 없다. 사람이란 원래의 자기 리듬대로 생활해야 한다. 그래야 흐트러지지 않는다. 실컷 놀았다가 일 조금 했다가 다시 노는 건 어떤 이유로든 도움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 그래서 난 연휴를 좋아하지 않는다. 냉정히 말해서 워커홀릭은 아니지만, 아무 목적 없이 빈둥거리는 건 참을 수 없다.
돌아오는 10월 연휴에도 나의 기본적인 일정은 변함이 없다. 사흘이든 나흘이든 어디 가는 일도 없이 집에만 틀어 박혀 있어야 한다. 가족구성원 중 누군가는 집을 지키는 게 맞지만, 연휴 기간 동안 집에만 있는 건 가족들 사이에 갈등만 유발할 뿐이다. 물이 고여 있으면 썩듯 사람도 집에만 있으면 될 일도 안 된다.
한 번 일어난 갈등이 사라지는 법은 없다. 갈등이 사라지는 유일한 해결책은 갈등을 일으키는 당사자가 이 세상에 없어야 한다. 그 말은 곧 어지간해서는 갈등이 해소될 리가 없다는 것이다. 마치 제대로 봉합하지 않아 언제든 터져 버릴지도 모르는 실밥과도 같다.
그렇다고 갈등의 진원인이 사라지길 기대할 수는 없는 일, 그래서 나는 가능한 한 밖에서 활동하는 것을 좋아한다. 즐거운 나의 집? 영원한 보금자리? 택도 없는 소리다. 내게 집은 또 다른 전쟁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