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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Aug 03. 2023

오늘 아침에 글을 쓴 자가 작가다!

첫 번째 글: 여러분은 무슨 소재로 글을 쓰시나요?


요즘 하루도 빠짐없이 세 편씩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 물론 저는 작가가 아닙니다. 저를 아는 사람들은 이런 저를 보고, 작가도 아니면서 무슨 글을 그렇게 목숨을 걸듯이 쓰냐고 묻곤 합니다. 제가 작가가 아닌 걸 모르던 사람들은 그제야 저에게 다시 묻습니다. 그러면 작가지망생이냐고 말입니다. 맞습니다. 저는 작가지망생입니다. 한창 젊었을 때에는 그 많던 시간들을 아무 생각 없이 내다 버리더니 반 백 살이 넘어서 겨우 정신을 차린 모양입니다.

세 편의 글은 네이버 블로그에 1편을, 그리고 다음 브런치스토리에 2편을 올립니다. 네이버 블로그에 올리는 1편은 뚜렷이 정해진 주제가 있는 건 아닙니다. 그야말로 그때그때 생각해 보고, 떠오르는 대로 쓰고 있습니다. 일단 명분은 거창하게, '하루에 1편씩 1000일 글쓰기'라는 미션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브런치스토리에 올리는 2편 중 1편은, 다른 두 분 작가님과 함께 공동으로 글을 올리고 있는 매거진("매거진은 청바지가 아니다")에 1편을, 그리고 다른 한 편은 제 개인 글(주로 소설)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 매거진("글쓰기에 대해 말할 수 있다")까지 만들었으니 더 바빠진 건 틀림없는 사실입니다만, 이 매거진에서는 매일 글을 쓰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저의 아침은 5시 40분에 '오늘은 또 무슨 소재로 글을 쓸까'하는 고민으로 시작합니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것은 도무지 뭘 쓸지 몰라서 막막해했던 적이 손에 꼽을 정도라는 점입니다. 보통은 글을 쓰기 전부터 그 소재는 이미 제 머릿속에 들어와 있곤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글을 쓸 수 없는 날도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소재를 떠올리는 데 있어서 별다른 문제점은 없습니다. 보통은 즉시 떠오르는 편이고, 간혹 시간이 걸릴 때가 있긴 해도 대체로 5분을 넘기지 않습니다.

제가 특별히 5분이라는 시간을 한계선으로 설정한 건 아닙니다. 다만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이면 그 경계선을 넘어서는 순간 글을 쓰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부각되기 때문입니다.

지금 네이버 블로그에서 하고 있는, '하루에 1편씩 1000일 글쓰기'를 진행해 온 155일 동안 그렇게 써왔습니다. 우선 아침에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딱 5분을 들여 글감을 찾습니다. 아마 글감을 못 찾아 당장 글을 쓰는 데 애를 먹은 기억은 두 번 정도였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중의 한 번은 할 수 없이 저녁에 그날의 글을 써야 했고, 나머지 한 번은 그 당시 제 주변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묘사해 보았습니다. 경험상 전자는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지만, 후자는 충분히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일단은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흥미도가 달라지게 마련이고, 무엇보다도 이 방법을 쓰면 글감이 없어서 글을 못 쓸 일은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실 매일 그리 길지도 않은 시간에 뭔가를 고민해서 결정한다는 건 만만한 일이 아니긴 합니다. 어쩌면 그 순간적인 응집력이, 두뇌의 폭발 운동이 주는 충격이 가볍지만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아침마다 이 고단한 노동을 반복하는 이유는, 뇌를 활성화시켜 하루의 시작이 원활하게 되는 것은 물론 이 한 편의 글이 마무리되어야 하루가 순탄하게 시작되었음을 실감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제가 무척 존경하는 은사 님 중 한 분이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오늘 아침에 글을 쓴 그 사람이 바로 작가다!


그 마음으로 또 하루를 살아갑니다. 매일 아침 작가가 되는 순간을 만끽하기 위해, 행여 나중에 작가가 되지 못하더라도 그동안의 저의 노력이 훗날 부끄러움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 그렇게 오늘도 저는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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