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 국군의 날의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인해 지난주 화요일부터 0교시에 수업을 추가로 편성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원래 1교시 수업이 9시부터 시작하는데, 이 기간엔 8시 반부터 수업을 합니다. 1교시와 2교시 사이엔 쉬는 시간이 없고, 3교시와 4교시 사이에도 쉬는 시간이 없습니다. 화장실 갈 아이들은 중간에 잠시 다녀와야 하는 식입니다.
그렇게 해서 오늘 같은 날은 6교시 수업인데, 한 시간이 더해져 총 7교시가 됩니다. 다행스러운 건 오늘이 0교시 수업의 마지막 날입니다. 몸의 리듬, 사이클이라는 게 참 묘합니다. 늘 똑같은 양의 수업 시간에 길들여진 탓인지 새롭게 추가된 1시간이 꽤 부담스럽게 다가왔습니다. 어제까지 5일 동안 운영해 보니 숨 돌릴 틈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규칙적으로 뭔가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몸이 주변의 미세한 변화에 얼마나 잘 적응하는지, 또 그런 크고 작은 변화와 그에 대한 대처 능력이 우리를 단련시켜 왔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내일 학예회가 있는 날이라 오늘 하루는 어지간히 소란스러울 듯합니다. 연습 시간을 줘야 할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한두 시간으로 모자랄지도 모릅니다. 나중에 생각했던 것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괜히 연습 시간이 부족해서 아쉬웠다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시간을 달라고 할 때 줘야 합니다.
어제 딱 한 번 예행연습을 하긴 했는데 영 미심쩍은 구석이 많습니다. 무대를 준비하거나 입퇴장하는 것, 그리고 인사하는 것 정도만 해 본 상태입니다. 쉽게 얘기해서 무대 위에서의 동선만 확인한 셈입니다. 아무래도 지나치게 소극적이거나 뭔가를 시키면 쭈뼛거리는 아이들이 어떤 식으로 대처하는지를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몇몇 아이들은 하는 김에 무대 자체를 보고 싶어 했습니다. 사실은 저도 그게 제일 궁금했습니다. 막상 자신 있게 하겠다고 말은 했어도 과연 해 낼 수 있을까 싶은 아이들도 더러 있기 때문입니다. 평소 수업 시간에 발표 같은 걸 시키면 안 하거나 못하는 모습을 보이는 아이들이었으니까요.
아이들에게 한 번 해 보라고 시키려 해도 미리 보게 되면 내일 흥미를 잃어버릴 우려가 큽니다. 그래도 동영상 촬영을 하는데 그럴까 싶겠지만, 아이들은 자기 무대 외의 시간은 마냥 떠들게 됩니다. 이미 다 본 데다 자기들이 생각했을 때 몇몇 프로그램은 영 재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가장 최악의 상황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그래서 궁금해도 참는 수밖에 없습니다. 본 무대는 어쩔 수 없이 내일 두 눈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그만큼 많이 해왔던 학예회입니다. 그런데도 매번 긴장감은 새로울 뿐입니다. 내일 무탈하게 잘 마쳐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