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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Dec 11. 2024

2024년을 떠나보내며

주제 1: 2024년을 떠나보내며

부리나케 출근 준비를 한 뒤에 집을 나섰습니다. 여전히 오늘 아침도 날씨가 차갑습니다. 그런데 얼음이 언 곳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니 결빙 상태를 본 기억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아직은 영하 날씨가 아니라는 얘기가 됩니다. 표현 자체가 잘못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추운 게 아니라 쌀쌀하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정도 날씨라면 충분히 지낼 만하다는 뜻이겠습니다.


지하철에 몸을 실었습니다. 낯익은 몇몇 사람들이 눈에 띕니다. 지금이 하루의 시작임을 알려 주는 듯 그들 모두의 움직임이 굼뜹니다. 저 역시 저들에게 똑같은 모습으로 비칠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간밤에 잘 만큼은 잤습니다. 잠이란 게 원래 그런 것인지 어째 부족하단 느낌입니다. 다른 날에 비해 몸이 좀 무겁습니다. 어제의 행사 여파 탓일까요, 아니면 추워서 몸이 점점 움츠러들기 때문일까요?


오늘은 무엇에 대해서 쓸까 잠시 궁리했습니다. 매일 아침마다 반복되는 작은 고민입니다. 하루를 글쓰기로 열어가고 있으니, 이것만 잘 해결되면 모든 게 순탄하게 흘러갈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때마침 적당한 글감이 떠오릅니다. 사실 제 힘으로 떠올린 건 아닙니다. 1년 반째 활동 중인 카카오톡 글쓰기 단톡방에서 제시한 글감입니다. 이번 주의 글감으로 제시된 것들 중에서 하나를 고른 겁니다.


'2024년을 떠나보내며', 제목부터 쳐 넣었습니다. 멀쩡히 있다가 순기분이 무거워집니다. 어쩌면 자아비판적인 글이 되는 게 아닐까 싶어서입니다. 사실 조금도 새로운 일은 아닙니다. 해가 지날 때마다 되풀이되고 있는 일종의 연례의식 같은 것입니다. 연말연시가 되었으니 지나간 한 해를 정리하고 다가올 새해를 그려보라는 것입니다.


다소 이른 감이 없지는 않습니다. 아직 3주 가까이 시간이 남았는데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말을 하고 나니 3주라는 시간이 터무니없이 짧게만 느껴집니다. 지나간 345일이 순식간이었는데 기껏 남은 20일이 길어 보일 턱이 없습니다. 도대체 뭘 했다고 시간이 이만큼 빨리 지났는지 모를 정도입니다.


2024년 한 해, 과연 저는 뭘 하면서 살았을까요? 제게 주어진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했던 걸까요? 잘한 것은 무엇이고, 잘 안 된 부분은 무엇일까요? 만약 1년 동안의 제 삶의 결과를 점수로 매긴다면 저는 몇 점을 받을 수 있을까요?


저는 작년과 별 다름없이 올 한 해를 지냈던 것 같습니다. 집에서 학교로, 다시 학교에서 집으로 오가는 반복되는 일상을 살았을 뿐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잘한 것은 딱 두 가지입니다. 직장에서 무탈하게 1년을 보냈고 최소한 2024년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글을 써왔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그 외엔 떠오르는 게 죄다 아쉬운 것 투성이입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제가 저에게 매긴 점수는 100점 만점에 50점입니다.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 냉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잘한 것이 있다면 스스로에게 칭찬하면 되고, 그렇지 못한 부분은 다시 반복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2025년도 어쩌면 이번과 비슷한 점수를 받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적지 않은 아쉬움이 남는 해입니다. 성취한 50점과 그렇지 못한 50점 중에 어느 부분이 더 크다는 말을 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건지 아쉬움으로 물든 50점이 더욱 마음 아프게 다가옵니다.


벌써 2025년이 코앞으로 바짝 다가온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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