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린 말은 분명 아닐 것 같습니다. 어떤 이유로든지 오늘 유명을 달리 한 그 어느 누군가는 내일까지 살아 있을 수 있길 애타게 기다렸을 것입니다. 십 년 전 저희 어머님이 돌아가셨던 그때에도 그랬습니다. 저희 어머님이 그렇게도 바랐던 내일을 맞이한 건 바로 저였으니까 말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우리는 어쩌면 단 하루도 허투루 살아가면 안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먼저 간 사람의 못다 한 삶을 물려받았다는 모종의 무게감을 느껴야 한다는 말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사람의 인생살이가 어디 꼭 그렇게만 되던가요? 속된 말로,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라는 식으로 흘러가는 게 사람살이가 아니겠냐는 말입니다.
당장 저만 해도 그렇습니다. 오늘 또 이렇게 새로운 하루가 시작했다고 해서 뭔가 경건하다거나 하루를 조금은 더 알차게 보내야겠다는 식으로 생각하진 않았으니까요.
사람의 인생 100년으로 잡았을 때, 고작 이 하루는 1/ 36500 밖에 안 되는,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시간에 불과하지만, 이 1/36500이 36500개가 모이면 우리의 인생도 끝나는 것입니다. 새로운 하루를 아무렇지도 않게, 아무런 생각 없이 맞이하는 제 모습을 반성해 봅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저는 그러면 이제 대략 길어야 15000개 정도만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입니다. 일상의 무게, 하루의 무게를 실감하며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