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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쓰는 모든 글은 '오늘 하루'라는 드라마의 대사이자, '나'라는 작품의 설명서이며, '내 마음'이 읊어내는 노랫말이에요. ☞ 본 책, 7쪽
1. '오늘 하루'라는 드라마의 대사
2. '나'라는 작품의 설명서
3. '내 마음'이 읊어내는 노랫말
다음으로는, 작품의 설명서를 생각해야 할 차례입니다. 작품은 제작자만이 표현 의도나 목적을 확실히 알고 있을 뿐입니다. 완성된 작품을 표면적으로 보고 받아들이는 사람의 입장에선 특정 작품에 대해서 충분히 오해할 소지가 있고, 상세한 설명이 따르지 않는다면 작품으로서의 온전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마치 우리가 어떤 작품 혹은 상품을 제작했다고 가정했을 때 이에 대한 충실한 설명서를 첨부해야 작품 혹은 상품으로써 기능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노랫말입니다. 요즘 노래들이 기성세대들에게 잘 와닿지 않는 대표적인 이유를 들자면 가사 전달이 잘 안 된다는 점입니다. 템포가 문제가 아닙니다. 제목을 포함하여 노랫말의 상당 부분이 영어로 되어 있는 것도, 랩이 많은 것도 큰 상관은 없는 듯 보입니다. 도대체 무엇을 노래하려 하는지 모르겠다, 즉 노랫말(가사)이 전달이 잘 되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만약 우리가 한 곡의 노래를 무대에서 소화해야 할 가수가 되었다고 가정한다면 무엇보다도 청중들에게 가사전달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혹은 효율적으로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들에 대한 고민을 담아내는 것, 그것이 바로 글쓰기라는 것이겠습니다. 그렇게 생각해 본다면,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서 쓰는 모든 글은 분명히, 드라마의 대사가 될 수도 있고, 정교하게 제작된 작품(상품)의 설명서가 될 수도 있으며, 우리의 마음을 읊어내는 노랫말도 되는 것이겠습니다.
단 한 번도 글을 함부로 쓴 적도 없고, 성의 없는 태도나 자세로 글을 쓰지도 않았지만, 다시금 글을 쓰는 올바른 마음가짐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한 좋은 글귀였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