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적 눈물] 문학동네, 2021
남도의 한적한 고장을 잠시 떠나와 겹겹 아파트 속
공중의 한 칸에서 나도 생뚱맞은 겹겹으로 지내고 있다.
가끔 거실창 난간을 나뭇가지로 착각한 까치와 눈을 맞추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까마득한 땅바닥이 멀다.
현실은 지금 이 지점이 꽃길이라는 끝없는 자기 위로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오늘은 내일의 시간으로 나를 밀어주지 않을 테니까.
오늘이 아니면 어느 날에 내 아이들을 다 모아서 오손도손 음식을 먹이고
차를 마시며 한가로이 즐거울 것인가.
내가 있어줘야 하는 이 자리가 오늘의 꽃자리라고 생각하면
이 생활이 뜬금없는 배달 음식 같지만 이것 또한 나의 시간이다.
강아지 꼬미와 호수를 따라 산책을 하다가 벤치에 앉아 커피를 마신다.
물오름을 시작한 나무의 연둣빛가지들 사이로 노을이 퍼지고 있다.
자존과 착각과 풍경을 헤아리다
나도 내 뜰의 꽃들이 둥실둥실 하늘 위로 떠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