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모든 부모는 죄인이다. 2025.03.20

by 이종구Burnaby South

Adolescence 청소년. 2025.03.20



1. 이 영화는 영국에서 만든 5부작 드라마다.

나는 신문에서 이 영화가 히트를 치고 있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어제 (2025.03.19) Harry님이 추천을 하기 전에는 못 보았었다.


미국영화와 한국영화에 익숙한 사람에게 영국영화나 드라마는 분위기가 비슷한 듯 살짝 다르다는 걸 금방 알 수 있다.

그 다른 점은 우선 영국영어의 딱딱함이고 배우들도 프랑스영화에 나오는 배우들과 달리 조금 무뚝뚝하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게 된다.


2. 나는 이 5부작 드라마를 오후에 시작을 해서 밤 9:30분에 끝까지 한 번에 다 보았다.

첫 번째 에피소드는 제이미의 체포과정과 담당 흑인경찰이 주도적으로 등장하고 약간의 긴박감도 있지만 스릴이 넘치지는 않는다.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제이미가 다니던 학교의 환경과 그를 둘러쌓았던 친구들과 담당형사 간 인터뷰를 통해 제이미가 겪은 심리적 어려움 그리고 친구들과의 그리 깔끔하지 못했던 관계를 묘사하려고 애를 쓴 모습을 볼 수 있다.

영국의 중고등학교가 얼마나 산만하게 수업이 이루어지는지 놀라게 된다. 드라마가 묘사하는 학교의 선생님과 학생과의 관계가 사실이라면 말이다.


3. 세 번째인가 에피소드에서는 therapist와 제이미가 청소년 교도소 즉 감호소의 방에서 서로 도움을 주듯 아니듯 언어적 공격을 주고받기도 한다. 제이미는 학교에서 그리고 친구들에게서 그리고 온라인에서 상처를 받아온 아이다.


심리치료사와 제이미가 주고받는 대화는 기록적이다. 엄청나게 많은 대화를 주고받는데 그것도 가끔 기관총보다 빠른 속사포로 빨리 말을 하면서 주고받는다.


Slang이나 그들만의 어휘와 표현이므로 뉘앙스를 100% 알아듣는 건 불가능하지만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쓴 작가가 가히 천재적임을 금방 알 수 있다.


4. 한국의 언제나 손만 대만 금이 된다는 미다스 터치라 할 만한 성공적인 드라마 작가 김수현 님과 엇비슷한 능력자인 듯하다.


이영화의 1. 제이미와 심리치료사와 감호소에 방에서 이루어지는 대화

그리고 2. 제이미의 엄마인 아만다와 제이미의 아빠가 마지막 챕터에서 주고받는 즉 주로 아만다가 힘들어하는 남편을 위로하며 주고받는 대화는 저 세상 급이다.

지상에서 벌어질 최대의 고통을 받는 엄마 아빠가 서로 간에 나누는 대화가 눈물겹도록 아름답다.


5. 13살 남자아이인 제이미는 자기를 bully 하던 같은 학교에 다니던 여자 아이를 칼로 찔러 죽인다.


집에는 17살 누나와 엄마 아빠와 함께 살고 있다.

제이미에게 아빠는 전부이다시피 하고 가장 의지하는 존재다. 그 역도 참이다. 즉 아빠에게도 제이미는 끔찍이 아끼는 존재이기도 하다.


제이미는 스스로 자기가 ugly 하다고 생각하고 자존감이 매우 낮다.

그는 학교에서 집에 돌아오면 자기 방에 들어가 컴퓨터 앞에 앉으면 밤늦게 까지 나오지도 않고 틀어박혀 그 앞에서 지낸다.


6. 살인범으로 체포되어 소년 감호소에 갇힌 제이미는 결국 체포된 지 몇 달 만에 드라마의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아빠에게 자기가 살인을 인정하겠다고 말한다.


이미 제이미가 살인자라는 걸 아는 아빠지만 엄마와 누나는 모두 영국판 홈디포 인 웨인라이트 매장을 다녀오면서 차 안에서 아들의 그 전화를 받고 울면서 슬픔에 좌절한다.


집에 돌아와 그날 제대로 당일 남편의 생일상도 못 차린 상태에서 아빠와 엄마, 아만다는 제이미를 가졌을 때와 제이미와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즐거웠던 기억에 울고 웃기도 한다.


곧 18살이 되는 제이미의 누나는 살인을 한 아들이 부끄럽다고 해서 이사를 가지 말고 이 집에서 계속 살자고 엄마와 아빠에게 말한다.


엄마 아만다는 제이미를 우리가 생산을 했고(we made him) 우리가 키웠다는 사실을 신랑에게 수차례 반복적으로 말한다. 제이미를 미워하지 말고 현실을 받아들이자는 뜻일 거다.

그러나 아만다가 현실에 존재할 수 있는 여자인지는 나는 확신이 없다. 물론 불가능하지도 않을 엄마이고 아내다.

그녀는 내게 진정 천사처럼 보인다.


마지막으로 아빠는 아들이 어떤 이유로던 살인자가 된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아빠는 슬픔에 젖어 울면서 제이미가 좋아하는 조그만 곰 인형을 침대에 누이며 이불을 덮어준다.


그는 허리를 숙이며 읊조린다. “제이미, 나의 아들아 나는 너를 사랑한다,”라고 말하면서…


Thoughts

1. 내가 항상 argue주장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이 세상 모든 부모는 죄인이다 ‘이다. 왜냐면 이 풍진 세상에 아이를 던져 내놓았기 때문이다.


2. 제이미는 살인자가 되었지만 그리고 그로 인해 부모는 고뇌한다.

그러나 삶은 이어져야 하므로 아만다와 신랑은 서로를 비난하지 않고 울며 웃으며 서로를 위로한다.

그리고 제이미를 자기들이 만든 작품인데 어떻게 하겠냐며 현실을 받아들인다.


나는 불과 몇 년 전까지도 벌써 오래전에 성인이 된 우리 아이들에 대한 걱정과 근심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

한마디로 말하면 Attach가 되어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많이 내려놓으려 노력한다. 제이미의 엄마인 아만다와 제이미의 아빠처럼 나도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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