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80번의 감사 (2019.03.07)

35,040번의 감사

by 이종구Burnaby South

11,680번의 감사 (2019.03.07)



내가 서울 노량진에서 영본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친한 동창들이 10여 명이 있었다.


사실 우리보다도 어머니들이 더 열심히 모임을 가지셔서 매달 한 번씩 만나셨다. 이제 어머니들 절반 가까이는 돌아가시고 생존해 계신 분들도 몸이 아프시거나 거동이 불편해지기 전까지는 1~2년 전 까지도 매월 정기모임을 가지셨다.

그러니 50년간 가까이 매월 1번씩 만남을 가지고 친교를 하셨으니 우리 어머니와 친구들의 어머니들도 참 대단하시단 생각이 든다.


그 국민학교 동창중 하나가 인하대 화공과를 나온 친구다.

얼마 전에 포항제철에서 36년째 근무하는 그가 이제 해외법인 사장으로 나가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참 누가 봐도 똑똑하고 스마트하고 예의 바른 친구이다. 나는 그런 그를 항상 따라 하고 싶었고 한편으로는 부러웠었다. 그가 얼마나 재치가 있고 똑똑했는지를 알 수 있는 일화가 있었다.


초등생시절 그 친구가 담임선생님의 부름으로 교무실에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많은 선생님들이 일제히 그를 쳐다보는 상황이 발생이 되었다. 그러자 그는 일일이 한 명씩에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할 수 없음을 알고 "선생님들 안녕하세요. 곱하기 열다섯"이라고 해서 선생님들이 모두 웃었다고 한다.


나도 대기업에서 오랫동안 근무를 해봐서 알지만 직장생활에서 초장기간 살아남는 사람은 실력이상으로 필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누가 뭐라도 바로 붙임성과 친근감이다.


그 친구를 내가 부러워 한 이유가 바로 그가 그것을 다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설이 너무 길어졌다. ‘안녕하세요. 곱하기 열다섯’의 말 중 '곱하기'라는 말을 오늘 나는 하고 싶다.


나와 우리 와이프가 부부가 된 지 한 달 정도 후인 2019년 5월 9일에는 32주년이 된다.


"모든 결혼은 어렵다. 그리고 그들 중 많은 수가 실패로 끝난다. "All marriages are hard. many of them fail."라는 Curtis Sittenfeld가 쓴 'Atomic Marriage'의 글처럼 장기간 결혼생활을 유지한 사람들은 단지 결혼을 파괴하지 않고 장기간 유지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던 또한 어떤 이유로던 존경할 만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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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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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 점심에 와이프가 싸준 도시락을 펼쳐놓고 먹으면서 그동안 내게 32년을 하루같이 11,680번 (토요일과 일요일을 빼면 물론 숫자가 조금 줄어들 것이다) 도시락 말고도 삼시 세끼로 치면 35,040번의 식사준비가 된다.


그 도시락을 아이들 두 명 학교를 마칠 때까지 싸준 걸 생각하면 3만 개에 가까운 도시락을 싸준 것이 되니 실로 어마어마한 양이다.

도시락을 스스로 싸보지 않은 사람은 장 보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그것이 얼마나 육체적으로 힘들고 도시락반찬을 구상하는 것이 얼마나 정신적으로 힘든 것인지 감히 모른다. 그야말로 아는 척 도 해서는 안 될 만큼 어려운 것이다.


구의 수원지 내에 있던 수도경비사령부의 소규모 대공포 진지 파견분대에 근무하며 취사병이 따로 없는 소규모 분대원 식사를 몇 달간 준비해 본 경험이 있는 나는 그걸 너무나 잘 안다. 분대원들은 절대 반찬투정을 졸병에게 하지 않았었다. 그러므로 나는 와이프에게 반찬투정을 해 본 적이 정말로 거의 없다.


2. 그래서 나는 오늘 내 초등학생 동창 친구가 교무실에서 선생님들에게 안녕하세요 곱하기 열다섯이라고 말한 것처럼 와이프에게 "여보 그동안 도시락 고마웠어요 곱하기 만 천육백팔십"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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