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ow life 느리게 사는 삶
2021년 9월 5일
지난주에 Waterton Lake를 중심으로 한 여행을 다녀왔다.
Backpacking을 하면서 GDT(Great Divide Trail) 25km를 걸어보기도 하고 건너오지 말라고 빨랫줄로 길을 막은 미국국경도 가보고 워터톤 파크에서 차박도 했다. 파크극장에서는 새로 개봉된 영화 ’ 쥬만지‘도 관람했다.
밴쿠버에서 앨버타주 공원까지의 왕복 2,400km를 혼자 운전하며 주로 캐나다의 3번 고속도로를 달렸다.
대부분의 구간이 편도 일 차선이라 조심스럽게 운전했지만, 도로에 차가 적어 위험하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차를 달리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판타지 추리 소설 ‘죽음’을 오디오 북으로 들었다. 참 재미난 소설이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죽음이 두려운 것이 아닐 수 있다고 생각했다. 호기심마저 들었다.
달리는 도로 주변 경치구경과 함께 편도 13시간 운전이 지루한 줄 몰랐다.
왕복 2,400km를 달리며 작은 마을들을 지나쳤다. 가장 큰 도시인 Osoyoos는 7,000명, Castlegar는 9,000명 정도이다.
중국인들에게 이 숫자를 말하면 “그게 무슨 도시냐? 동네지”라고 웃을 것이다. 두 도시는 큰 호수를 끼고 있지만, 다른 마을들은 작은 시냇물가에 있어 인구가 수십 명에서 천 명 정도이다.
마을을 지나며 시간이 정지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사람이나 동물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다.
수요일 아침, 작은 마을을 지나다 주유기가 하나뿐인 주유소 앞에 동네 장년들이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웃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그들을 비웃은 것이 아니라, 이 나이에 여전히 정신없이 바쁘게 사는 내 모습이 우스워서였다.
“이 시골 사람들의 삶의 방식은 참 재미있다 “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에 따르면, 빨리 움직이는 물체에게 시간이 더 느리게 간다고 하는데, 여기서는 시간이 더 천천히 가는 것 같다. 뭐든지 천천히 서두르지 않고 서로 웃으며 여유 있게 사는구나.”
작은 마을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과 비교하지 않고 느리게 살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적고 실질적으로 더 오래 살 수 있다.
아마도 그들은 부모 세대로부터 느리게 사는 유전자를 물려받아 천천히 움직이고 생각한다.
욕망과 행복은 반비례하며, 욕망이 커질수록 행복은 줄어든다.
욕망은 결코 완전히 채워지지 않는 그릇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바쁘게 살아온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자신이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지 돌아보게 된다.
그들은 나는 직장, 사회생활, 자식 교육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다.
캐나다에서는 자식의 큰 성공이나 결혼에 과도하게 투자하지 않는 문화가 있다.
우리 부부는 아이들에게 결혼 시 큰 비용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미리 말했다.
아이들은 이를 받아들인다. 두 아이의 학비는 대부분 student loan 즉 학자금 대출로 충당되었고, 아들은 대출을 갚았으며 딸은 아직 갚고 있다. 오빠는 몇 번의 등록금을 우리로부터 현금으로 지원받았지만, 딸은 거의 받지 못해 대출이 두 배 더 많다.
누구나 적당히 먹고살 수 있고, 결혼이 인생의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결혼하지 않거나 자식을 낳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캐나다에 와서 느낀 점은 사람들이 대체로 비슷하게 산다는 것이다. 내 이웃이나 만난 사람들은 그렇다. 상류층은 다를지 모르지만, 경쟁과 질투 속에서 행복할까? 분명 그렇지 않을 것이다.
남들과 비슷하게 사는 것이 나쁘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앞서 말한 이유 때문이다.
P.S: 주제와 상관없는 But,
90이 넘은 노인이 나이 60에 은퇴 후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30년을 허송세월하며, 문득 자신이 성장기를 빼고 나면 인생의 거의 절반을 잃어버렸다는 후회를 한다는 이야기가 기억이 났다.
뭘 해야 보람찬 은퇴 후 30년이 될까?
열심히 여행? 봉사활동? 취미활동?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