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만난 사람들

걷기에 나는 존재한다. I walk therefore I am

by 이종구Burnaby South

어제 오후 3시(6월 25일)에 산티아고 대성당에 도착했다. 순례객들이 꽤 많지만 비시즌이라 그런지, 소위 광장에 사람들이 메울 정도로 북적일 정도는 아니다. 성당이 아름답다.


가우디가 지은 바르셀로나소재 사그라다 파밀리아성당이 이 성당에서 영감을 받은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순례길 걸었다는 인증서도 받았다.

인증서는 24년 전 30살에 프랑스에 여행 갔다가 그곳에서 만난 스페인 남자와 결혼해서 30대 초반에 아이 둘을 낳고 이곳에 24년째 산다는 50대 중반의 Korean Spanish 여성이 발급해 주었다.


사람은 어디에든 어떤 방식과 모습으로 던 살 수 있음을 그녀를 통해 다시 보았다.

그녀는 “스페인 사람들은 잠잘 곳 있고 매일 먹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고 잘살아요 “라고 말한다.

행복하려면 너무 욕심부리지 말고 살아야 한다는 말씀으로 들렸다.


산티아고 순례길 중간보고 2023.06.23 수요일 (스페인시간)


나는 매일 20km 정도를 약 8~10kg 배낭을 메고 9일째 걷고 있다. 3일 뒤인 6/25일 일요일 아침에 산티아고에 도착 예정이다. 12시에 대성당 미사를 참석하고 당일날 포르투갈로 고속버스로 간 뒤에 26일 오후 밴쿠버행 비행기를 탈 예정이다.


장거리 걷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쉽지 않다.


지금은 출발점에서 약 180km 지점에 있는 도중에 있는 도시인 스페인의 Caldas de Reis시에 있는 알베르게 숙소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Porto, Portugal을 출발하여 240km 목적지까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순례길에서 만난 사람들

1. 스위스 출신의 키가 큰 백인남성인인 69세 남자는 우리와 같은 240km에 도전했다.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이다.

아내는 집에 두고 혼자 왔다. 내년에 대만에 여행을 가고 싶다고 한다.


2. 세 번째 순례길에 나선 73세 여성은 딸이 51세인데 지난번에는 프랑스에서 시작하는 800km도 혼자서 완주했다.

이번에는 16살 손자를 데리고 240km 대장정에 나섰다. 정말 대단한 할머니다. 나보다 더 빨리 걷고 하루에 나보다 더 멀리 걷는다.


3.69세 싱글맘인 천주교신자인 여성은 신앙심이 깊은지 손에 묵주를 하나씩 세면서 약간 뒤뚱거리며 그러나 꾸준히 걷고 있다.

미국에서 은퇴한 뒤 1.5년 전 하이킹을 좋아하니 스페인에 정착하면 어떠냐는 아들의 제안을 듣고 스페인의 남부 안달루시아 시골마을에 정착했다.

미국에 사는두 아들이 모두 집에 총을 가지고 있는 게 싫고 무섭다고 한다.

아들들은 총은 총으로 맞서야 한다고 말한다고 했다.

지난 4년간 프랑스길을 포함해 3번째 순례길에 나섰다.


4. 프랑스에서 왔다는 4명의 그룹의 여성은 60~70대 여성이었는데 최고령이 78세였고 최연소가 1954년생이었다.

가끔 도중에 있는 십자가상 옆에서 모여서 짧은 예배를 올리고 성경을 낭독하고 난 뒤에 다시 출발한다.


5.69세의 남성은 딸이 40세다. 남녀 두 손주를 데리고 왔다.

스페인에서 왔다고 한다. 딸과 손주들과 함께 3대가 산티아고 순례길 장거리 하이킹을 하고 있다.


6. 폴란드에서 20년 전 독일로 넘어가 독일인과 결혼한 52세의 엄마는 독일에서 태어난 고3 아들이 엄마에게 “엄마, 생일 선물로 뭐 해줄까?”하는 말에 “너랑 같이 산티아고 순례길 가고 싶어. 그렇게 해주겠니?”

해서 자기보다 35살 많은 엄마랑 왔다. 아들은 몸이 뚱뚱한 엄마가 잘 걸을까 걱정을 했는데 엄마가 너무 잘 걸어서 놀랐다.


7. 이탈리아에서 온 20대 청년은 16킬로그램 배낭을 메고(나는 13kg가 짊어진 최대 무겐데 그것도 하루동안도 진짜 무겁다. 16kg은 분명 고문 수준이다.)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거의 600km를 걸어서 여기까지 왔다고 한다.


8. 이탈리아에서 온 평생 싱글인 59세의 남성은 2003 서울 월드컵에서 한국이 이탈리아를 이긴 거에 대해 얘기를 하니 “그때 심판이 한국에 매수된 거야”라며 정색을 하며 얘기를 한다.


9. 오늘은 순례길 도중 젊은 수사를 만났다. 그는 기적의 금속이라며 앞으로 우리를 지켜줄 거라며 은빛금속으로 만든 목걸이를 선물로 2개 주었다.

순례길을 걸으면서 검은 신부복을 입은 수도사는 오늘 처음 보았다. 전혀 예상치 못한 선물에 고마웠다.


10. 독일에서 온 마르고 키가 큰 18살 여성은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을 가기 전에 한 달간 혼자서 프랑스 생장에서 출발해서 800km를 한 달을 걸어서 산티아고에 도착했다.

유럽의 젊은이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독립적으로 행동하며 인생설계를 한다는 점에 그들이 나이는 어리지만 리스펙트 하는 마음이 든다.


이 처녀가 부모에게 의존적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서양인들의 독립적이고 개인주의적인 기질을 그녀의 눈빛을 통해 엿볼 수 있다.


11. 오늘은 8일 만에 특별히 처음으로 한국에서 온 사람들을 만났다. 지난 5월 29일 출발한 그들은 중년의 남자 1명 젊은 중년의 여성 3명으로 구성된 그룹이었는데 프랑스 보르도를 출발하여 생장을 거쳐 자전거로 여행 중이다. 산티아고 토털 33일 1,300km를 달린다고 한다.


이들은 우리가 시작한 지점인 포르투를 향해 4일 동안 달려갈 거라고 한다.

24시간 풀타임으로 그것도 33일 동안이나 여자를 3명이나 데리고 다니는 그 남자가 부러웠다.


12. 만 79세의 프랑스 할머니는 사위하고 포르투갈루트 240km 걷기에 나섰다. 작년에는 프랑스루트 800km를 33일 동안 혼자 걸었다고 한다. 키가 정말 작은 할머니는 배낭을 메고 잘도 걸으신다.


13. 첫째 날 알베르게에서 만난 중년의 일본인 여성은 남자아이 둘을 데리고 순례길을 여행 중이었다.

신랑은 일본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비용을 지원해 준다고 했다.

일본인들은 서양사람들 같이 생각한다고 그리고 개인주의 individualism가 강하다고 들은 기억이 떠올랐다.


14. 여러 명의 3-40대로 보이는 젊은 스페인 남자들은 매일 하프 마라톤 20킬로미터 거리를 달려서 다음 숙소에 도착하는 방식으로 순례길을 걷지 않고 달리기로 간다.

매일 달려가는 그들을 다시 만나니 재미있다. 그들은 함께 사진 찍기를 자청하니 사진도 몇 장이나 찍었다.



생각

길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은 혼자 온사람들도 있었고, 엄마와 딸, 엄마와 아들, 할머니와 손자, 부모와 아들, 자매들(뉴질랜드에서 왔다고 했었다) 남자들끼리 몇몇 친구들, 프랑스에서 온 여자들끼리 친구들등이 있었다.

한마디로 조합이 가능한 모든 조합의 경우를 가진 사람들을 보았다.


1. 재미난 건 부부가 온 사람은 포르투갈의 Ponte de Lima에 있는 호텔에서 만난 호주에서 온 50대 남자와 연하의 젊은 30대 부인과 몇몇뿐이었다. 의외로 부부가 함께 온 경우가 적었다.


2. 참가자 연령대는 매우 젊거나 상당히 나이가 들었거나 극단을 달린다.


3. 대부분 사람들이 이 순례길이 처음 오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두 번 세 번 여러 번 왔다.

장거리 걷기는 중독성이 있는듯하다. 분명 뭔가 그네들을 강력하게 길 위로 재차 삼차 오르도록 끌어당기는 요소가 있다.


4. 나이에 상관없이 걷는 속도가 대부분 나보다 느린 사람이 거의 안 보인다.

미친 속도라는 표현이 맞을듯하다.


<<순례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삶에 대해 다시 배운다

사람이기에 힘들면 지치고 지금은 앞서가는 듯 하지만 결국 어느 시점에서 동네 카페에서 다시 만난다.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한다.

포기하지 않는 한 우리는 모두 똑같은 목적지에서 만난다. 왜냐하면 더 이상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출발점이 비슷한 사람들을, 즉 같은 사람을 도중에 반복해서 매일 다시 보게 된다.


60대 후반 67세~69세의 남녀 사람들이 많았다>>


<<남녀 순례객들의 뛰어난 걸음걸이와 인내심을 바라보면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고,

그들에 비하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또 하나 재미났던 건 포르투갈의 인구가 약 4만 명인 Ponte de Lima시내 숙소 앞에서 숙소 앞집에 사는 시장을 우연히 만나 함께 사진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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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걷기 순례여행은 네가 집에 돌아간 후 에라도 너의 삶에 매우 큰 영향을 impact 미칠 거다 “라고 말하는 몇 년 전부터 미국에서 옮겨와 스페인에 사는 순례길에서 만난 1953년생 69세의 싱글맘으로,


지금은 나이 40이 넘는 자식들을 키웠던 그녀는 자식들이 권총을 집에 갖고 있는 것을 싫어하고 무서워했던 할머니 행동 심리학전공의 심리학 박사인 파트리샤 에딩턴이 나에게 한 말이 인상적이다.


그녀는 짊어 지기에 무거운 배낭은 항상 다음 숙소에 배달을 시켜 걷기에 부담을 줄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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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데카르트는 “ I think, therefore I am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I walk, therefore I am 나는 걷는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

굳이 해석하자면, 나 스스로 걷지 못할 때 나의 존재는 사라진다라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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