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간다는것 그리고 살아낸다는것

어쩌면 살아내고 있을 삶

by 써니소리

누구에게나 삶은 주어지고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가 반면 누군가는 인생을 살아내고 있다.
최근에 소중한 인연이었던 사람이 하늘에 별이 되었다. 같이 있었을때는 소중함을 잘 몰랐는데 별이되고 나니 그리웠고
우리가족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걸 알게되었다. 같이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을때는 잘 몰랐던 소중함이었다.
한달전쯤인가. 그가 우리가족에게 시그널을 줬었다. 삶을 살아가는게 많이 힘들다고. 구체적인 이유는 말하지 않았다.
그가 힘들었던 이유는 가정문제였다. 매사 꼼꼼하고 성실하며 부모님을 사랑하고 주어진 삶을 소중하게 여기는 그에게는
가정 문제가 어디에 알리고 싶지도 않고 부모님에게는 실망을 안기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식사를 하고 간단히 술을 한잔하고 대화가 길어지면서 속에 있는 마음을 우리부부에게 전달했었다.
그가 힘들어하는 삶에 대해 듣고 있으니 조언보다는 들어주는게 먼저인것 같았다. 번개탄을 피우고 한차례 삶을 끊기 위해
시도를 했었다고 했다. 그때는 사랑하는 딸이 아빠차문을 열어 깨어났다고 하였고, 죽고 싶은 마음은 진심이었다고 했다.
분명한 시그널을 줬고 우리부부는 듣고 나서 노력했다. 그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인생을 놓지않고 잘살수 있도록 해주길 진심으로 바랬다.
그의 아내를 만나서 힘들어하는 남편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고, 생활방식에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얘기했다. 그리고 꼭 변화가 있었으면 했다.
그리고 몇 일이 흘렀을까. 얘기를 하고 나서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다고 하는 연락과 감사하다는 말을 하며 잘 지내보겠다는 전화가 왔었다.
그때까지만 했어도 그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전에보다 자주 연락을 했고 안부를 전했으며 그가 좋아하는 취미 생활을 공유하기 위해 노력했다. 다만 그들의 부부가 다시 화해하고 잘지내는 문제보다 그가 안정적인 생활을 찾는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평소에 가정을 끔찍하게 챙기는 사람이었어서, 아들과 딸을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강한 믿음이 있었다. 그는 우리가족에게 참 잘했다.
사소한것에서부터 중요한 가정문제까지 도와주고 세심하게 챙겨줬고 아낌없이 우리부부에게 배풀었다.
그래서 충분히 힘든 일을 툴툴털어내고 예전처럼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믿었었다.
그런데 그 믿음이 깨지는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지난 주 일요일. 그의 아내로부터 전화가 왔다. 남편이 목을 매달았는데 너무 무섭고 걱정이 된다며 연락할 곳이 없어 먼저 전화를 했다고 했다.
나는 아무런 생각이 들지않았다. 아내도 옆에서 전화를 듣다가 너무 놀래서 바로 병원으로 갔었다.
응급실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응급실에 있으니 다행히 살아있나보다. 아직 죽지는 않았을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그러기를 간절하게 기도했다.
병원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보호자를 찾아 응급실에 들어가게 되었다. 응급실은 살아있는 급한환자가 있어야 되서 이미 숨을 거둔사람은 영안실로 내려가야된다고 얘기를 했고, 응급실 침대에는 이미 얼굴이 가려진채로 누워있었다.
마지막 신원확인을 위해 하얀천을 걷었는데, 눈도 감지 못하고 혀는 나와있는 상태로 얼굴과 목에 상처가 심한상태로 누워있었다.
나는 충격이 컸다. 아내도 마찬가지였었다.
그렇게 가족같이 지내던 사람을 하늘에 별로 보낼 준비를 했다. 4학년짜리 아들과, 5살짜리 딸을 두고 힘든 삶을 견디다가 간 그가 불쌍했다.
그리고 아이들이 너무 안쓰러웠다. 아이들에게는 교통사고가 나서 하늘나라로 갔다고 했다고 한다. 둘째 딸은 아빠의 죽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고 다만 아빠가 아파서 수술중이라고만 했다. 첫째 아들은 아빠가 죽은 걸 실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삶을 내려놓기전 그가 아들에게 아빠가 없어도 집안에 남자가 아들하나 뿐이니 엄마랑 동생을 잘돌봐주라고 했다고 한다.
너무 무책임한 책임전가였다. 아빠가 해야될 몫을 아이에게 유언처럼 남기면서 시그널을 보낸거는 큰 실수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장례식을 치뤄지면서 같이보냈던 시간을 추억하지도 못할만큼 빠르게 숨가쁘게 그를 하늘로 보내줬다. 우리 아들과 아내는 그에게 받은게 많아 입관전 그를 꼭 보고 싶다고 했다.
나도 꼭 보면서 마지막 말을 하고싶었는데 그의 자녀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 내가 입관하는 시간동안 돌보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첫째 아들에게 아빠가 하늘에 가기전에 기도를 하고 말을 하면 아빠가 다 듣고 간다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하라고 했다.
눈물이 많이 나서 말을하기 어려우면 속으로 하라고 했다. 그리고 한번 더 아빠를 보지 않아도 되겠냐고 물었다. 엄마와 외할머니가 아빠의 죽은 모습을 보지 말라고 해서 고민은 많이 되지만 안보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렇게 입관을 하고 나의 아들이 그의 아들에게 너희 아빠는 눈을 감고 있었고 피부가 파랬다고 그리고 차가웠다고 얘기를 해줬다. 그렇게 그가 하늘에 별이되었다. 그 뒤로 몇일이나 우리가족은 슬픔과 미안함과 안쓰러움, 그리고 불쌍함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안됐다.
그때 그 시그널을 받았을때 더 강력하게 말리지 못했던 것과 같이 있을때 더 좋은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컸다.
그리고 가장 큰 걱정은 아빠없는 삶을 살아야되는 자녀들이 너무 걱정이었다. 그가 살아있을때 그의 자녀들에게는 최고의 아빠였다.
그랬기 때문에 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했고. 그의 아내가 많이 원망스러웠다. 그러나 이불행도 자녀들을 끝까지 책임지지 못한 것도 그의 선택이었다. 나는 그 선택을 존중하기 위해 노력했다. 나는 나의 아내와 아이들을 누구보다 사랑한다. 여느 부모가 그렇듯 내삶에 전부이자 내 모든 것이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절대 포기하지 않을 생각을 가지고 내인생에 중심으로 생각하고 살아가고 있다. 곰곰히 생각을 했었다. 나는 주어진 인생을 행복하게 잘 살아가고 있는데
그 역시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간 걸까? 그에게는 주어진 시간이 버티기 힘들고 괴로운 시간이었을까? 그는 인생을 살아내고 있었을까?

누구나 한번의 삶이 주어지고 그 소중한 삶을 살아간다. 그런데 다른 누군가는 소중한 시간을 살아내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로 인해 우리 가정도 많이 슬프고 힘들다. 받은게 많아서이다. 다시 돌려줄수 없는 슬픔과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이 너무 크다.
우리내 인생은 살아갈때도 있지만. 살아질때도 있다. 그를 상당히 존경하고 좋아했었다. 그리고 그가 인생을 살아내고 있음을 모르고 도움을 주지 못한게 너무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하늘나라에서는 꼭 누구보다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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