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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by 써니소리

학교만 다니면 모든 게 다 이해가 되던

10대 시절에 시간은 왜 이리 길게 느껴지고 천천히 가는 거 같던지. 10의 속도로 느긋하게 흘러만 갔고,

안전속도만 지키면 많은 것들이 배려되고 도움을 받을 수 있었는데



20대에 들어서고 군대를 갔다가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도 다녀보다가 10대 시절보다는 더 빠른 느낌으로 시간이 지나갔고,

먹고살 길을 찾아야 하기에 많은 고민의 시간을 가지면서 보냈고 혼자 책임을 져야 될 일이 많아졌고,




30대에 들어섰을 때는 결혼, 승진, 아이 등

더 책임을 져야 될 일이 많아졌다.

시간은 똑같은데 더 많은 경제적 여유가 필요했고 조금이나마 더 높은 자리에 가기 위해 노력해야 됐다. 20대 시절의 시간보다도 더 빨리 시간을 흘렀고,

건강을 걱정해야 되는 나이가 된 듯 주위에는 아픈 지인들이 늘었고 돌아가시는 친구부모님이 생겼다.


40대가 되어서는 아이들의 교육과 부모님이 살아계심에 감사하며 오래된 친구들과 건강, 재테크 얘기를 하고 살아가는 이유에 대해 공유하고 별거 아닐 때 만나도 많이 반가운 시간이 됐다. 다들 바쁘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경조사가 있을 때나 만나다가 오랜만에 만나면 옛이야기를 안주거리 삼아 영양가 없는 시간을 보내며 잠시 여유를 가진다.

그렇게 시간이 40퍼센트의 느낌으로 빠르게 흐르고 내가 아파서 쉬면 우리 가족이 여유롭지 못할까 걱정하면서 모쪼록 아무 일 없이 건강하고 행복하기만을 기도하면서 산다.


시간이 흘러간다는 건 너무나도 아쉽고 두려운 일이지만 앞으로 보낼 시간들이 어떤 시간이 될 수 있는지는 노력에 따라 달라짐을 잘 알기에 오늘도 40대 인생을 열심히 보낸다. 언제나 처음처럼.

시간은 천천히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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