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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수어에 담긴 깊은 마음

by 써니소리

아이가 수어를 배웠다고 했다.

수어로 이름을 표현하고 좋아하는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했다.


어디서 보고 배웠냐고 물으니 유튜브를 보고 혼자서 배웠다고 한다. 왜 수어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가 궁금했는데 학교에서 친하게 지내는 친구의 부모님이 두 분 다 청각장애가 있으셔서 친구가 가끔 수어로 대화를 하는 걸 봤다고 한다.


마음이 참 이쁘고 기특했다. 쉬는 시간에 아들 녀석 친구한테 나는 널 좋아해라고 수어로 표현을 했는데 친구 녀석이 야 그건 남자끼리 하면 안 된다며 웃으면서 고마워했다고 한다.


아이가 무슨 마음이었을까?

아들의 친구는 부모님과 수어를 하지 않고도 대화가 통한다고 한다. 입모양으로만 봐도 알고 눈빛을 보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를 알 수 있다고 했다고 한다.


친한 친구가 나의 부모님의 아픈 부분을 알고 감싸주는 마음이 어땠을까.

내 아이지만 너무 기특하고 고마웠다.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상태라고 생각하게끔 해줬다.

수어로 표현하는 언어가 약간은 불편함을 가지고 살아가는 모든 분들에게 작은 감동이자 마음 담은 진심의 표현일까.


사실 그들에게는 자연스러운 언어지만 일반사람들에게는 무언가 특별해 보일 수도 있는, 진심 어린 마음을 담은 자연스러운 언어, 아들이 배우려고 노력하고 친구에게 보여주는 그 성의와 마음을 보고 인생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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