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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by 써니소리

이직을 준비하면서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

두려움도 있고 사랑하는 가족들이 더 잘 살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지금 자리에서 보다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되는데

40대 이후가 되면서 열정도, 체력도, 마음가짐도 다 인생에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지금의 길이 맞는지도 수도 없이 고민을 했었고 딸이 태어나면서 생각을 결정을 하게 되었다.


아들을 키우면서 아빠로서가 아닌 스스로 반성을 많이 하게 해 줬다.

아들이 처음 태어나는 날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내가 당장 죽어도 저 아들 녀석이 나 대신 내가 하지 못했던걸 모두 다 해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너무 든든하고 믿음직스러웠다.

지금 물어보는 수학문제도, 고민도, 그리고 여러 가지 호기심도 내가 해결해 주거나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내가 어릴 적 학창 시절을 돌이켜보면 저렇게 할 수 있었나 싶으면서 많은 반성을 하게 했다. 또 아들의 학교 및 학원에서의 생활이 전화로 넘겨 듣는 선생님들에게서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성인이 되서부터는 나는 내가 결혼을 하면 꼭 아들을 가지고 싶어 했었다. 딸보다는 아들을 가지고 싶어 했는데 첫 아이가 딱 아들이었다.


유아일 때는 언제 커서 같이 놀지?

낮잠을 잘 때에는 언제까지 잘까. 깨면 같이 놀고 싶은데..

같이 놀고 싶어서 저렇게도 생각을 했었다.


유치원 다닐 때는 목욕탕이며 키즈카페며 주변에 좋은 곳도 많이 데려가고 엄마 없이 둘이서 제주도도 놀러 가고 했었다.


그렇게 친구처럼 키운 아들을 보며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규칙을 지키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고,

많이 까불지 않으며, 불량한 친구는 골라서 사귀고, 아빠가 좋다고 하는 사소한 것들이 반성하게 만들었다.


내가 어릴 때는 딱 아들의 반대로 행동을 많이 했었다.

아침이 되면 항상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어떤 일이 생겨도 아빠로서 무조건적인 아들 편이 될 거고 부족하지만 우리 가족 사는데 큰 어려움 없이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이유가 됐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지난 시간을 반성하고

고맙고 대단하고 대견함을 느끼게 해주는

내가 가진 최고의 선물.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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