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4화]
머리의 열을 발바닥으로 끄는 법

by 순야 착지

뜨거운 머리와 차가운 발을 뒤집는 '수승화강(水昇火降)'의 비밀

지난 시간까지 우리는 '숨'을 다스려 마음을 가라앉히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런데 마음은 좀 차분해진 것 같은데, 몸을 살펴보면 여전히 어딘가 불편합니다. 뒷목은 뻐근하고, 얼굴은 화끈거리는 반면, 발은 얼음장처럼 차갑지 않으신가요?

이것이 바로 현대인의 직업병인 상기병(上氣病)입니다. 천오백 년 전의 수행자들도, 그리고 35년 동안 전쟁터 같은 회사를 다녔던 저도 피할 수 없었던 이 증상. 오늘은 이 위태로운 불균형을 바로잡는 천태 지관의 준비 단계, 제방편(諸方便)의 지혜를 나눕니다.


1. 생각 과잉이 부른 재앙, '두열족한(頭熱足寒)'

건강한 아이들을 보십시오. 머리는 시원하고 발은 따뜻합니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 머리를 쓰기 시작하면 이 흐름이 역전됩니다. 스트레스와 걱정은 뜨거운 불(火)의 성질이 있어 자꾸 위로 치솟습니다. 반면, 차가운 물(水)의 기운은 아래로 가라앉습니다.

그 결과 머리는 펄펄 끓는 냄비처럼 뜨거워져 탈모, 안구 건조, 두통을 유발하고, 아랫배와 발은 냉골이 되어 소화 불량과 수족 냉증을 일으킵니다. 이를 한의학에서는 수승화강(水昇火降, 차가운 물 기운은 올리고 뜨거운 불 기운은 내림)이 깨졌다고 말합니다.

저는 현직 시절, 중요한 임원 회의가 끝나면 얼굴이 붉어 터질 듯했습니다. 그때는 그게 열정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열정이 아니라, 몸이 보내는 과부하 경고등이었습니다.


2. 마음을 발바닥에 묶어라

그렇다면 이 치솟는 열기를 어떻게 내려야 할까요? 원리는 허무할 정도로 간단합니다. 바로 기운은 마음을 따라 흐른다는 자연의 이치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몸은 참으로 신비해서, 마음(의식)이 머무는 곳으로 혈액과 에너지가 몰리게 되어 있습니다. 머리에 생각이 많으면 머리로 피가 쏠리지만, 반대로 의식을 발바닥에 강제로 묶어두면 머리에 몰려 있던 열기도 자연스럽게 아래로 흘러내립니다.

이때 우리가 집중해야 할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바로 용천혈(湧泉穴)입니다. 발가락을 오므렸을 때 발바닥 앞쪽에 '사람 인(人)' 자 모양으로 쏙 들어가는 곳. 이름 그대로 생명력이 샘물처럼 솟아나는 구멍이라는 뜻입니다.


3. 실전! 화장실과 출근길이 곧 수행처다

많은 분이 명상할 시간이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하지만 진짜 고수는 결코 방석 위에서만 수행하지 않습니다. 굳이 시간을 내지 않아도, 걷고, 먹고, 화장실에 가는 모든 순간이 머리의 열을 내릴 수 있는 최고의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일상 속 '틈새 시간'을 활용해 머리를 식히는 구체적인 요령입니다.

① 걸을 때 (출퇴근길, 산책) 발바닥이 땅에 닿는 순간에만 집중해 보십시오.

왼발 닿았다(쿵), 오른발 닿았다(쿵).

머리에 있는 무거운 짐을 발바닥을 통해 땅으로 꾹꾹 눌러 내려보낸다고 상상하며 걷습니다. 복잡한 지하철 환승 구간을 걷는 5분이, 훌륭한 '걷기 명상' 시간이 됩니다.

② 화장실에서 (가장 은밀한 해우소) 화장실은 몸의 노폐물을 비우는 곳이자, 머리의 열기를 비우기에 최적의 장소입니다. 볼일을 볼 때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는 그 자연스러운 느낌을 활용하십시오.

내 몸의 나쁜 열기가 배설물과 함께 몸 밖으로 빠져나간다.

이 상상만으로도 뒷목의 뻣뻣함이 한결 부드러워집니다.

③ 식사할 때 (밥알의 여행) 음식을 씹어 삼킬 때, 음식물이 식도를 타고 위장으로 내려가는 느낌을 추적하십시오.

음식이 내려간다... 기운도 같이 내려간다...

머리로 쏠렸던 피가 소화를 위해 위장으로 내려가면서, 자연스럽게 머리는 식고 배는 따뜻해지는(두한족열) 상태가 됩니다.

오늘 밤, 잠자리에 누워 코로 들이마신 숨을 발바닥까지 쭈욱 내려보낸다고 상상하십시오. 머리의 열기가 숨을 타고 발바닥으로 빠져나가는 그 시원한 감각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수면제 없이도 스르르 잠드는 기적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천오백 년의 처방전]

"만약 마음이 들떠 망상이 생기고 몸이 흔들리면, 마땅히 마음을 아래로 향하게 하여 발바닥(계연수장, 係緣守掌)에 묶어두어야 한다. 그러면 병이 낫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若心高... 應向下 係緣守掌; 『선문구결(禪門口訣)』 중에서)

"모든 병은 마음이 위로 뜨는 데서 생긴다. 마음을 발바닥에 두면 백 가지 병이 저절로 낫는다." (心在下 百病皆愈; 『마하지관(摩訶止觀)』 중에서)

"네 번째는 비행비좌삼매(非行非坐三昧)이다. 이것은 오직 모든 시간 가운데, 그리고 모든 일상사(걷고, 머물고, 앉고, 눕는 등) 위에서 마음을 챙겨 닦는 것이니, 다른 이름으로 '수자의삼매(隨自意三昧)'라 한다." (第四 非行非坐三昧者... 但於一切時中 一切事上 隨意修習... 一名 隨自意三昧; 『마하지관(摩訶止觀)』 권2)


[ 연재 일정 안내 ]

<내몸과 마음의 사용설명서>는 매주 화요일 저녁 8시에 발행됩니다.


[ 팔로우로 함께하기 ]

다음 여정이 궁금하시다면, 글 하단의 우측에 [알림][팔로우] 버튼을 눌러주세요. 가장 먼저 당신의 알림창으로 배달해 드립니다.


[다음 화 예고]

제5화: 아픈 곳으로 숨 쏘아 보내기 (치병 비기)

머리의 열을 내려 몸의 균형을 잡으셨습니까? 다음 시간에는 이 편안해진 기운을 사용하여, 쑤시고 결리는 '통증 부위'를 직접 공략할 차례입니다.

어깨가 아프신가요? 위장이 더부룩하신가요? 숨을 레이저처럼 사용하여 아픈 곳을 관통하고 씻어내는, 천태대사의 비밀 병기 수의(隨意) 호흡법을 공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