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온통 얼어붙어 모두가 봄이 오기만을 수동적으로 기다릴 때, 홀로 그 장벽을 뚫고 일어서는 존재가 있습니다. 정년퇴직 후 고요 속에 침잠해 있던 저에게 매화는 묻습니다. "그대는 환경을 탓하며 움츠러들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 향기가 되어 세상을 깨울 것인가." 매화는 시련을 견디는 존재가 아니라, 시련을 뚫고 향기로 승리하는 선구자입니다.
잔설이 남은 차가운 대지 위로 고결한 매화 향기가 번져 나갑니다. 그 향기는 단순히 공기 중에 머물지 않고, 깊은 겨울잠에 빠져 있던 벌집의 문을 두드립니다. "이제 깨어날 시간이다"라고 외치는 다정한 죽비 소리와 같습니다. 향기에 취해 잠에서 깬 벌이 날개를 펴고 매화에게 날아드는 순간, 보이지 않던 봄의 실체는 비로소 우리 눈앞에 역동적인 풍경으로 살아 움직입니다.
매화 향기가 벌을 깨우는 것은, 지혜의 빛이 어리석음의 껍질을 깨뜨리는 무명탈각(無明脫殼)의 과정과 같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내면에 매화와 같은 불성(佛性)의 향기를 품고 있지만, 집착이라는 겨울잠에 빠져 그 가치를 잊고 삽니다. 매화가 스스로를 뚫고 나와 벌을 깨우듯, 우리도 내면의 불성을 일깨워 나를 넘어서는 대아(大我)의 삶으로 나아갈 때 비로소 온전한 봄(깨달음)을 마주하게 됩니다.
일요일 아침의 짧은 만남 한 주를 차분히 정리하고 새로운 내일을 그려보는 일요일 오전 10시, 늦은 아침의 여유 속에 [순야의 단상]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마음의 쉼표를 찍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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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마치며, 한 주의 시작과 끝이 모두 평온하시길 기원합니다. 몸도 마음도 정갈하고 행복한 한 주 되시길 바라며, 다음 주 일요일 아침에 맑은 향기를 담아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