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의 결말

2024.08.11 00:30

오랜만에 한국에서 온 지인과 지인의 친구와 펍에 갔다.

그리고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다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지인 친구분과 이야기를 하다 그 분이 "한국의 동화 속 결말은 '그렇게 공주와 왕자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마무리 짓는다. 하지만 이 문장 안엔 '어떻게' 행복하게 살았는지, 그 '오래'는 얼마나 오래인지 서술하지 않고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것이 한국에서 결혼할 때 꽤 많은 사람들이 부딪힐 수 있는 문제라고 하였다.


너무나 와닿는 말이었다. 특히 얼마나 오래인지 사람들은 직접 경험해보기 전까지 예상을 잘 하지 못한다. 대부분 '행복하게'라는 단어에 갇혀 오래오래 살았다는 것에 대해서는 제대로 그려본 적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결혼은 현실이라 '행복하게'에서 초점이 '오래오래'로 넘어와 그 곳에 갇혀살게 될 수도 있다.


나에게 '어떻게'는 사실 어느 정도 답이 나와있다. 서른이 되어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다보니 결국 '사랑'이라는 초반의 감정보다 상대방에 대한 나의 책임감, 곧 부족한 부분까지 내가 채워지고 싶은 확신이 들 때 그것이 결혼할 수 있는 사랑이라는 '조건'이라 생각했다. 결혼은 현실이라는 단어로 단순히 경제적으로만 채워주는 것이 아닌 정말 상대방이 필요한 부분을 감정, 지혜, 성격, 공감, 물질, 환경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마치 빠진 이가 있는 톱니바퀴에 잘 맞물려 또 다른 톱니바퀴가 되어 하나되어 잘 굴러가듯, 그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이는 상대방에게도 내가 같은 입장이어야하고 이러한 조건이 성립될 때 결혼이라는 확신이 들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하게 하는 접착제가 바로 단 1%로 99%를 뒤엎을 수 있는 '사랑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그 사랑 안에 '나와 상대가 함께 만들어가는 삶이 행복'이 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동화의 결말은 '행복하고 오래오래 사는 것'으로 마무리 될 수 있는 것 같다.


나는 그런 확신이 드는 사람을 아직 만나지 못한 것 같지만, 다행히도 이렇게 서로 공유하는 것에 대한 행복을 알기 전 그저 단순한 감정으로 결혼을 결심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혹은 솔직히 말하자면 감정에만 휘둘려 섣불리 결정하는 두려움 인해 결정하지 못한 것에 대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짚신도 제 짝이 있듯, 나에게도 운명의 상대가 있을 것이다. 나의 동화는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다'는 한 문장으로 모든 것이 표현되는 그렇게 마무리하는 '동화같은 인생'을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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