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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자립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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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I Nov 21. 2024

자립건축사무소

Architecture Office for Subjective Life


>> Image: Collective Euljiro Plan from ground to top floor / Draw as a whole ; 이재원 / Draw each plan; 연세건축 Studio X_Unit4(2023-2학기), Unit2(2024-1,2학기)_김지영, 전예진, 이예원, 윤요한, 임수빈, 이재준, RACHEL ARIELLA  SALY, ENCI JONATHAN  LAU, Li Xianshu, 정용운, 류지민, Jacquline Sh Kim, Paola Traslosheros, 유시영, 허성우, 송원서, 오제민, 류성민, 김준우, 원도훈, 김은호, 황재용, 이강준, 박정인


/ 자립건축사무소

《자립건축사무소》는 ‘건축가 아닌 건축가들’이 스스로 삶을 설계하며, 을지로의 공간을 창의적으로 바꾸어 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관람자들은 건축사무소와 같이 구성된 전시공간에서 주체적 삶을 만들어 가고 있는 을지로 문화 예술 공간의 도시, 건축적 특성을 이해하고, 자신이 주체적인 삶과 건축을 얼마나 원하는지 발견한다. 그 후 자립건축사무소의 운영팀과 상담하며 자신만의 건축의 토대, 방향, 방법을 그려본다.


/ 왜 지금 자립건축이 필요한가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이성복 시인은 ‘그날’ 시의 마지막을 위와 같이 마무리 한다. 시인의 1980년에 대한 시적 진단은 지금도 여전하다. 즉, 이 문장은 현재에도 적용될 뿐만 아니라, 병든 정도와 인식하지 못함은 지금이 더하다고 생각한다. 2024년에는 ‘모두 깊게 병들었지만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고 해야 할까? 현재 우리는 삶의 필요와 생존을 위해서 매일을 보내고 있고, 대부분은 자각 없이 이 상황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그러한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서서히 지치고 있고, 그 징후는 인구 감소, 정신 질환 증가 등으로 나타나고, 일상의 도시, 건축 공간은 이를 가속화한다. 커튼월로 반짝이는 빌딩과 비슷한 형태의 2평  업무 공간에서, 그리고 비슷한 평면을 가진 아파트에서 우리의 삶은 여유, 성찰, 즐거움을 가질 여지가 없다. 그래서 모두가 짬을 내어 산으로, 바다로, 외국으로 탈출하는 것이 아닐까? 이제 자신만의 삶을 생각하고, 만드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건축과 공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 을지로

을지로는 한번에 자신을 보여주지 않는다. 발견할 수 있는 공간과 삶이 때와 길, 블럭 내의 위치마다 다르다. 을지로를 단지 힙지로, 제조업 공간, 인쇄 골목으로만 알고 있다면 일부를 본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은밀하게 얽혀 있고, 다층적이고, 시간이 적층 된 도시 공간에서 을지로 사람들은 그룹별로 그들만의 방식으로 일을 하고, 즐기고, 공유하며 자신의 영역을 구축한다. 이 들 가운데 골목길의 작은 간판을 따라 올라가면 건물의 꼭대기에 일반적인 건축 개념을 넘어 자신만의 방식으로 공간을 변형하면서, 삶과 맞닿은 건축을 만들어가는 문화예술인들이 자리한다. 이 공간들은 을지로의 지리적, 역사적, 경제적, 사회적 조건에 대응하면서 작가와 운영자의 주체적인 삶과 작업 의지에 맞춰 변형한다. 이들은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필요와 생존을 위해 살고 있는 공간을 넘어서는 자신만의 건축, 공간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전시에서는 ‘을지로 평면도’를 통해서 앞에서 설명한 을지로의 현재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7개의 자립건축

7개의 자립건축은 아래의 문화예술 공간이고 각 공간별로 다음과 삶과 건축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작은물- ‘작고 깊은 공간’

아트쉬프트(ArtxShift) – 공간 중재를 위한 촉매제

육일봉 – 삶, 즐거움, 예술이 하나가 되는 건축

알렉스 룸(Alex Room) – 개인의 취향이 우리의 취향이 되는 공간

아트룸블루(Artroom Blue)- 말하게 하는 공간

스페이스유닛4(SpaceUnit4)+손원영 작업실 – 을지로를 연결하는 장소

R3028- 산림동이 된 건축  

7개의 건축은 모두 스스로가 정한 작업 방식, 운영 방식을 만들기 위해서 시작되었고, 그것을 위해 건축과 공간을 변형하였다. 그 후 변형된 공간에 영향 받아 작업과 운영방식, 나아가 삶이 조금씩 바뀌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순환적인 과정을 통해서 앞의 특성들이 더 도드라지고 그것이 각 공간의 장소적 성격을 가지게 된다. 이번 전시는 이와 같이 삶과 건축이 어떻게 상호작용, 즉 ‘대화’를 하며 자립 건축을 이루어냈는지에 관한 연구의 결과를 선보인다. 공간기록, 실측, 인터뷰를 통한 분석 및 해석이 담겨있는 잡지, 브로셔와 공간을 상징하는 오브제 등을 통해서 건축 속에 녹아든 그들의 삶을 다층적으로 탐색할 수 있다.

 

/ 모두가 예술가, 건축가

을지로 문화예술가들의 삶과 공간은 예술가들만의 특정한 삶의 모습이 아니다. 아트룸 블루의 워크숍에는 스스로를 찾고 싶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고, 알렉스룸의 전시 공모자들은 작가들만이 아니다. 육일봉에서는 처음 발을 딛는 작가와 학생들을 위한 워크숍도 운영한다. 즉, 주체적인 삶을 가꾸고 무언가를 만들어 가고, 그에 대응하는 건축을 상상하는 것은 예술가, 건축가만의 영역이 아닌 행복한 삶을 위한 중요한 방식이다. 그런 측면에서 전시에서 관객들은 자립건축사무소 운영팀과 자립건축 설문지를 통해 스스로를 이해하고, 연구의 결과물들을 공유하며, 나의 건축을 구상하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체험은 도면과 모형으로 구성된 자립건축 사례와 자립건축 매뉴얼을 보면서 진행된다.

건축은 물리적 형태를 넘어 삶과 대화하여 창조하는 행위이다. 그러나 현대 건축의 상품화와 표준화, 획일화는 점차 수동적이고 획일화되고, 무기력한 삶을 만들어간다. 《자립건축사무소》는 자신만의 건축을 통해 삶의 변화를 추구하는 을지로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주체적인 삶을 위한 건축의 역할과 의미를 묻는다. ‘모두가 건축가’를 꿈꾸는 이 전시 《자립건축사무소》가 건축과 삶, 을지로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2024년 11월 13일 - 27일

 > 수 - 일요일 11-18시 (월, 화 휴무)

 > SpaceUnit4 (서울시 중구 을지로 143)



>프로젝트 기획:연세건축 Studio X_UNIT 2, ACoop, 작은도시이야기

>자립건축 리서치 및 제안;연세건축Studio X_UNIT 2

>전시 기획 & 진행: 연세건축 Studio X-UNIT 2, ACoop, SpaceUnit4, 작은도시이야기

>파트너: 알렉스 룸(Alex Room), 아트룸블루(Artroom Blue), 아트쉬프트(ArtxShift), 스페이스유닛4(SpaceUnit4), R3028, 육일봉, 작은물

 

>이 전시는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 Studo X_UNIT2의 작업 결과물로 기획되었습니다.

>연세건축 Studio X_UNIT 2 : 이재원(겸임교수), 류지민, 송원서, 유시영, 이강준, 이현준, 정용운, 허성우, JACQUELINE SHIN AH KIM, PAOLA TRASLOSHEROS(학생)

>ACoop : 김자경     >작은도시이야기 : 고대웅   

>SpaceUnit4 : 강지선, 손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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