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네이도, 기계장치, 소립자빔, 양자도약,난기류,파도의 주기, 태풍의 경로, 물가변동률,경제상황 등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은 전부 비선형 함수 분포를 지닌 무질서한 복잡계 즉, 혼돈(카오스)의 개념으로 정리된다. 세상이 질서 속의 혼돈이라고 규정하면 귀에 착 달라붙지 않으므로, 혼돈 속의 질서라는 표현이 오히려 적절할지모르겠으나 도찐개찐 그게 그거 아닌가 싶다.
수식을제외하고 일상의언어로표현하는 과학의 서술에는 분명한계가 있다.그래서 수학적 모델이나 실험으로입증된 내용을 살피자면,복잡계를 일반화하여 함부로 정의할 수 없다는 견해가 압도적이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이러한 카오스 현상을 주기성이 없는 일종의 질서지만, 명백히 무작위적 회귀의 형태이며 불규칙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현상으로 설명한다. 쉽게 풀어놓은 설명이 오히려 더욱 난해할 수 있다는 점은 카오스적 현상의 해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들이 복잡계인카오스 현상을 명쾌히 정의하지 못하고 애매하게 설명하는 이유가 궁금한가? 과학이란 언제고 틀릴 수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진정한 과학자는 반증을 확신하지 않고 자신이 틀릴 수 있으며 스스로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겸허한 사람으로 판단하면 틀림이 없다.
각설하고, 카오스 현상을 인과율로 투영해서 요약하자면원인이 단순해도 결과가 복잡할 수 있고, 원인이 아무리 복잡해도 결과가 지극히 단순할 수 있다는 얼토당토 아니한 해괴한 현상을 뜻한다.
현대 과학사에 물리학 혁명으로 기록될 위대한 세 가지의 업적으로는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카오스 이론을 꼽고 있는 이유가 있다. 절대의 공간과 시간이라는 프린키피아적 뉴턴역학의 환상은 일반상대성 이론으로 하여금 깔끔히 격파되었고 (사실 일반상대성 이론이란 뉴턴이 발견한 항성과 행성 간에미치는중력장의법칙들이 원자 수준의 미시세계나 광속에 버금가는 운동속도 조건에서는맞지 않음을 규명했을 따름이고, 지구의 중력장이 미치는 거시세계에서 만큼은 아직도 불변의 진리이다.)
소립자를 다루는 미시세계 운동에서전자의 위치를 측정하는 과정을 재현하거나 이것을 통제할 수 있으리라는 근대 물리학의 정량적 사고방식은 양자역학의 불확정성이론으로 이미 파괴되었다. 또한 결정론적 예측 가능성이라는 라플라스적 환상은 [주기 1] 카오스 이론의 등장으로 하여금 흐지부지 뭉개지고 말았다.
일반적인 카오스 현상은 일정한 비율로 연속되는 분기가 일어난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기하학적 유사성 구조를 지닌 프랙털 패턴의 분기점에서 혼돈으로 진입하는 카오스의 연결 통로에 천이상수(遷移常數) 4.6692라는 (비정형) 수 가 존재하는데, 분기되는 프랙털주기 근사치 4.6692를 거듭한 미소변화의 끝점이 카오스 시작점이라는 뜻이다. 이것이 이른바 파이겐바움 상수(Feigenbaum Constant)로서 보편 상수에 해당한다. 패턴화 질서에서 작은 흐트러짐이 미소규모의 무질서로 전이되어 완전한혼돈으로연결되는 알고리즘 단계에서 평가해 보자면,이것은 완벽하게 들어맞는 이론이다.
여담으로, 위의상수 시계에서 10진법으로 제시된파이겐바움 상수δ=4.6692를 60진법으로 환산하면 4시 40분 9초가 된다. 놀랍게도 이 시간에 장종료 시간 외 단일가 주식의 매수, 매도 물량이 폭증한 사례도 있었다. 이는마치 자살하기에 좋은 날처럼 (4월 4일 새벽 4시 4분 4초?)완전한 미신이며, 거래 판세의카오스적 상황에서탈출구로 선택한주식트레이더나 슈퍼 개미들의근거 없는유언비어다. 이런엉터리 사례를믿고 제시된 특정한 시간으로 주식거래에 개입하면 쫄딱 망할 수도 있다.
과학을 오해하여 미신에 도입하는 미친 짓의 사례는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유사과학을 교리에 도입하여 선민을 유혹하는 사이비 종교인 사이언톨로지(Scientology)를 비롯하여 그 사례는 차고 넘친다.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의 물리혁명 중 카오스 이론은 열유체의 유동특성, 제품의 고장주기, 개미의 이동경로, 일기예보나 주식동향, 심지어 신뢰할 수 없는 로또의 족집계 예측과같이 우리가 늘 보거나 접촉하는 일상 차원에서흔하게 적용이 된다.
물론 에너지의 경로 정보가 붕괴하지 않는 한 혼돈의 끝은초기의입력조건에 따라 0혹은 1로 수렴하여재순환구조를 지니게 되겠지만,에너지 밀도가한계에 도달하면극한값이 존재하지 않는영역으로발산하게될 것이다.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가리라(창세기 3:19)
Ashes to ashes, dust to dust...
주기[1]
프랑스 수학자이자 나폴레옹의 스승이었던 라플라스는 "우주에 있는 모든 원자의 정확한 위치와 운동량을 알고 있다면, 이것은 뉴턴의 운동 법칙을 이용해 과거, 현재의 모든 현상을 설명하고, 미래까지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서술한 실제 논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