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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 지피티? 어설픈 사기인가

순정 거품 사기술에 대하여

by 하이경

모든 것을 알 수 있다고 하지만, 아무거나 믿을 수 없도록 질리게 하는 것이 요새 유행하고 있는 거대 언어학습 GPT 알고리즘이다. 데이터 학습 엔진을 탑재한 AI의 실체는, 상당한 시간을 요구하는 정보의 가공나 문헌정보를 찾아내는 작업에 도움이 될 수 있을망정 아직은 우리의 일상을 좌지우지하는 극명한 테마는 아니다.

이 바닥 시장통의 좌판을 분석 보자면, 그 복선에는 어설픈 사기꾼들이 정보검색 분야의 노선을 선점하거나, AI 반도체 하드웨어나 미들웨어 분야 주식 가치를 뻥튀기하려는 작전과 고도의 술수가 있다는 것을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만 거품으로 부풀어 오른 트렌드의 호들갑에서 빠르게 탈출할 수 있다. 사람들은 알려진 사기수법을 가려내는 것에 능숙하지만, 미디어 매체 동원하여 간접 포설하는 고도의 사기수법 호들갑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거의 알 수가 없다. 모가지가 날아갈 망정, 도박 스토리가 전개되는 시나리오는 밑장 빼기를 모르는 체해야만 극적으로 뒤집히는 반전의 재미가 쏠쏠한 법이다.


인공지능이란 일종의 IT 연구사업 영역으로서 오래전부터 학습데이터 러닝이나 마이닝 수법의 하나였고,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일상 영역에 알게 모르게 이미 깊숙이 침투해 있었기에 신기술은 아니라는 것은 알려진 상식이다. 비교적 짧은 컴퓨터 역사에 비하여 급속하게 성장한 거대언어학습 AI 알고리즘이 특이점으로부터 느닷없이 튀어나온 혁신적인 첨단의 기술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실제 AI 알고리즘을 경험한 당사자들은 결코 만만치 아니한 고급정보를 순식간에 처리하여 답변하는 속도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정확도에 근거한 정보의 품질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어색함을 다듬어야 할 윤문 가공을 제외하자면 거짓일망정 흠잡기 어려운 논리적 답변을 제공하기에 이를 체험한 사람들은 감탄과 동시에 우려를 토해내고 있다.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현재 수준의 인공지능은 과거의 사실에 기반한, 그러니까 애매하게 반은 맞고 모호하게 반은 틀린 정보를 제공하는 점장이와 비슷하다. 왜냐하면, AI가 처리하는 답변기술이란 입력된 정보로 제한된 논리함수를 기반으로 답을 제공한다. 예를들어, 과거 학습한 적이 있었던 데이터나 문헌 정보를 추슬러 제시된 조건 오류를 필터링하고 질의에 합당한 그럴싸한 답을 출력하기 때문이다. 비유하자면, 지식을 탑재한 출간물을 완독하여 그 내용을 온전히 파악하고 있지 않을 망정, 간단명료하고 신속하게 관련 지식을 요약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AI에 환호하는 이유가 그것 때문이다. 호들갑은 호들갑에 불과하다.


초창기 소규모 폐쇄그룹의 네트워크에 엮여 있던 학계와 연구소의(군사용을 포함한) 인터넷과 순전히 군사용 목적으로만 사용하던 글로벌 위치추적(GPS) 시스템 따위가 한정된 비밀 집단의 정보독점 수단이었듯이, 거대규모 인공지능의 구현기술 또한 특정 연구집단이 베일 속에 독점 해오던 기술을 모종의 장사 수법으로 일반에게 서슴없이 공개하고 있을 따름이다. 이를 슬며시 공개하여 이유를 파악할 수 없도록 안개인지 먼지인지 구분할 수 없게 의도적으로 노이즈를 삽입시켰다면 짐작 가능한 노림수라는 밑밥이 확실하지만, 사실 기술적으로 전혀 별거 없는 순전히 고전적 사기술인 프로파간다에 불과하다. 그것이 저의가 아니라면 다른 공개 목적은 타의 추종이 불가하리만큼 독점에 가까운 정보검색 시장의 판도를 흔들거나, 조만간에 유행할 AI시장 판도의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수단일 개연성이 농후하다.

또하나의 다른 이유가 있다면, 아직은 설익어 온전치 아니한 거대언어학습 알고리즘의 매개 변수에 다수의 참여에 따른 무제한의 관심사인 키워드 채집이 필요할 수 있거나 착오법 알고리즘의 치명적인 오류교정에 반드시 입력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간들은 역사 속에서 문명을 이룩해 왔고 반추하듯 반복해 왔지만, 때로는 거짓의 역사를 과감히 끼워 넣거나 도려내기를 거듭해 왔다. 밟아온 전철이 있었기에 모든 것은 역사 일 수 있을지언정 기록된 사실들이 역사의 수래바퀴 아래서 죄다 참으로만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꾸며진 거짓의 역사도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진지하게 판단해 보라! 역사란 중첩된 시행착오의 비선형적 사실이 난무한 기록이 있을 뿐 다듬어진 해법의 질문으로부터 학습하여 터득한 역사가 있었던가?무엇이든 답을 알고 있을 법한 AI에게 물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바보 인간의 양산 가능성에, 설마 하니 현명한 당신마저 동의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AI의 사회적 여파와 반응은 실로 우습다. 이제 작가의 시대는 종말을 고하였다는 둥, 교육 커리큘럼을 현실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둥, 커리큘럼이 문제가 아니라 교육의 체질과 방법을 개선해야 한다는 둥, 저작권이나 지적소유권에 관한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는 둥...

그러나 기억해 보라, 미적분이 가능한 전자계산기가 출현했다 하여 수학 교과목의 커리큘럼에 변화가 있었는지? 컴퓨터의 스프레드시트 효용성으로 하여금 주산(내지는 암산)이나 기장정리(부기)라는 분야는 사라졌을망정 대차대조표가 유명무실 해지거나 회계학이 폐지된 바 있었는가?

기실 AI의 효율적 측면보다 폐해를 우려하고 있는 부류는 이른바 전문가 집단에서 그동안 이룩해 온 기득권 삭탈여부에 촉각이 곤두서있을 따름이다. 분야를 막론하고 적어도 지식에 관한 한 그야말로 파괴력이 막강한 재야 초고수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교육적 차원에서 AI가 그토록 문제라면 과감히 숙제를 없애면 되고, 학위 논문을 AI가 대필하였다는 합리적 의심이 있으면 제출된 연구결과를 대면 질의와 구술로 검증하면 그만이다. 초거대 지식의 대항마는 곧 지혜라는 것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필자는 인공지능 사업영역에 거품이 많다는 얘기이고, 시대의 조류는 피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 직무에 AI를 도입하건, 활용하건, 준용하건, 악용하건, 그것은 전적으로 개인의 자유 의지이다.


기초과학은 당장 수익을 창출할 수 없으므로 대규모 투자가 필수인 반면, 성숙단계의 완성된 기술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인 프로파간다 수법이 앞서야 하는 법이다. 변명할 여지없이 이윤 창출을 가늠하지 못하는 기술이란 이미 기술이 아닐뿐더러, 기술을 빙자한 사기로 확산될 위험성을 지닌다. 하지만 역시 이 분야도 사업이라는 영역에 당연히 포함된다는 점이다.

인공지능의 기술 공개라는 파괴적 사업도 마찬가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될 수 없다면, 그건 다른 어떤 돈을 노리고 있는 알량한 사기 수법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판세는 버블처럼 조만간에 뒤집히거나 검색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죄다 사업이기 때문이다.


실존적 차윈에서의 진정한 자유란, 경제 상황에서 탈출한 자유가 최선이다. 가용할 자원이 없는가? 자유를 박탈당한 것과 다를 바 없다. 시간은 많지만 돈이 없다면 그나마 다행이거니와, 돈이 충분한데 시간이 없는가? 그렇다면 자유라는 이름의 고상한 교도소에 이미 수감되어 있음을 의심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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