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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경 Feb 16. 2023

유쾌한 저승 경험담

블랙 유머는 유쾌함 그 이상일 수 있다.

  엔지니어, 수학자, 초등학생, 변호사가 염라대왕 앞에서 저승에서 치르는 인성검사를 받게 되었는데, 염라대왕의 대리인이던 저승의 시험관이 그들에게 물었다.

"1+1 은 몇 인가?"


엔지니어가 대답하기를,

"2.00입니다."

(쩜 공공은 뭔데..?)

"포인트 단위 정밀도입니다."

(오케! 넘어가자고)


수학자의 대답은,

"자연수 2 거나 정수 2입니다."

(자연수는 뭐고 정수는 또 뭔가?)

"그거 설명하려면 1박 2일 걸립니다."

(복잡하군, 설명 생략!)


초등학생이 볼멘소리로 답하기를,

"지금, 장난치는 거 아니죠? 1x2=2"

(답은 옳다만, 곱하기는 뭐니?)

"더하기 연속이 곱하기 아녜요?"

(그래..? 오냐, 너 참 똑똑하구나.)


변호사는 골똘히 생각하더니 한참을 망설이다...

"도대체 얼마를 원하시는 건데요...?"

(......?)

"얼마면 합의가 되겠냐고요? 말씀을 하세요..."

이에 열받은 시험관이 눈을 부라리며 변호사에게,

(이 씁세야! 뒈지고 싶으냐...?)

변호사가 얼굴을 붉히며 또 답변하기를,

"나는 이미 죽은 몸이니, 님은 지금 일사부재리원칙(一事不再理原則)을 전적으로 무시하고 있으며, 저승법은 어떤지 몰라도 만약 이승 같았으면 사자 명예훼손 및 모욕죄로 저에게 고소를 당할 수 있습니다."


이 상황을 참관하던 염라대왕이 저승의 감독관을 불러서, 이르기를...

"이보시게! 저 시키는 조용히 돌려보내시게... 저놈 시키를 지옥으로 보내면, 지옥 주민들에게도 형량에 합의를 하라며 선동을 할 거고, 그러면 우리에게 집단 민원이 제기될 거 아닌가...? 자네나 나나 일에 치어서 휴가도 못 가는 판국에 민원까지 밀려오면 더욱 곤란하지 않겠는가? 옥황상제께는 내가 적당히 둘러 댈 테니 걱정 말고 빨랑 보내시게... 아유 증말 짜증 나!"


  저승의 심판관에게 심한 말대꾸를 한 덕분에 이승으로 환생한 변호사는 글쓰기 플랫폼을 공짜로 제공하고 있는 브런치에 다음과 같은 저승 경험의 생생한 소감을 남겼다.


  거기에는 돈이라는 개념이 없어서 그럴지 몰라도 주변 환경은 거지 같았고, 인프라 스트럭처도 열악의 극치였다. 더구나 염라대왕이라는 작자의 행색은 드라마에서 얼핏 본모습이 아니라 헐렁한 핫바지에 반팔티 차림새였고, 졸개인 관리의 질문마저 괴상 야릇 망측하였다. 돈이 없으니 도대체가 합의라는 개념도 없고 뭘 먹고 사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걸리버가 내 기분이었을까? 분명 꿈은 아니었다.


  꿈이라고 다 좋은 것만은 아니다. 너의 꿈은 무엇이냐?라고 함부로 묻지 말아야 할 일이다. 서포 김만중이 집필한 구운몽처럼 미장아빔(꿈 속의 또 다른 꿈)이 곧 현실이라는 강력한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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