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희섭 May 04. 2024

긁어 부스럼

감기치료의  위험성

오늘 내원한 환자분이 견갑골의 긴장통을 호소하셨는데  현재 치료 이력을 듣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2달 전 걸린 감기가 낫지 않아 지금도 병원 약을 복용 중이고 심지어 2차 병원에서  처방받아 복약 중이라고 하는데 아직도 기침 기관지염 등 증상이  없어지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감기약을 1주일만 복용해도  몸에 미치는 부담이 상당하여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더라도  몸이 약해지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감기는  질병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흔하여  치료하지 않을 경우라도 대부분 1주일 내에 혹 2주 안에 완치되므로  과거부터 `감기가 병이가 ?` 하는 어른들의 말씀이  귀에 남아 있지요.


애초에 아무 문제 없이 저절로 완치된다는 것은 이미 나 자신은 정교한 감기 치료법을 내장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섣부른 이해로  잘못 손을 대면  그 정교한 시스템을 망가트리게 되면서 예정된 치료 과정을 겪지 못하고  말 그대로 심각한 지경에 빠트리게 됩니다.


감기 기운이 체내로 침범하면  일차 면역 반응이 발생하는데  기침, 콧물, 재채기를 하여  물리적으로  바이러스나 먼지 등 이물을 배출시키게 됩니다.


또한  발열을 하여 면역 기능의 활성화를 유발하는데   체온의 상승은  바이러스나 세균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반면 인체의 면역기능과 신진대사는  상승합니다.


이후로는  T-Cell, B-Cell, NK 세포, 대식세포, 중성구 등의 면역 세포가  바이러스를 박멸하여  감기를 완치 시키게 됩니다.


그런데!

`감기는 만병의 근원`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퍼트려 감기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을 조장하여  감기로 인한 증상들이 감기를 치료하는데  아주 중요한 치료 방법임에도  그 자체를  죄악시하여 철저히 없애는 방향으로  유도합니다.


진해거담제, 해열제, 항히스타민제 등등의 처방은  감기 바이러스 자체에 어떠한 영향을 주지 못하고 되레 나 자신이 감기에 대응하는 수단(기침, 콧물, 발열)을  꽁꽁 묶어  치료를 하지 못하게 합니다.


전방에서 며칠 찐하게 싸워 전쟁을 끝내서  후방은 평안하게 하여야 하는데   대응조차 하지 못하게 하니  전쟁터가 후방으로 점차 밀려들어오게 되어  언제 끝날지 모르는 내전 상태로 만들어 버립니다.


따라서 초기에는 단순한 감기 증상에 머물렀다면  점차 전신으로 여러 괴로운  형태로 합병증과 부작용이 속출하게 됩니다.


위에 언급한 환자의  견갑골 긴장 통도  감기가 오래되면서  흔히 속발하는 증상입니다.


결국은 감기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잘못된 인식이  만병의 근원인 셈입니다.

애초에 난치병이거나 불치병이라면  이런 부작용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하겠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을  무거운 병으로 만들어 버리니  그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의료보험 시행 이전   문턱이 높아 치료를 못 받던 세대에서는 감기는 우스운 대상이었으나

의보 혜택으로 병원 가기가 쉬워진 현대에  감기 후유증으로 인한 알레르기질환, 천식, 모세 기관지염 등  수많은 질환들이 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칼럼에서  콧물 흘리는 아이들을  지금은 볼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운 까닭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자연(自然)과 인위(人爲)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