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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섭 May 08. 2024

녹용과 홍삼

잉여와 결핍의 균형 

한의학에서 대표되는 약재라고 하면  녹용과 홍삼(인삼을 쪄서 가공한 것)이  먼저 떠오를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대부분 기본적인 것을 잘 아시겠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접근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보약 처방에  녹용대보탕이니 보중익기탕, 십전대보탕 등등에 인삼과  녹용은  귀하고  큰 효과를 보는 주요 약재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녹용과 인삼(홍삼은 인삼을 가공한 것이니 같은 부류에 포함)은 추구하는 방향에 차이가 있습니다.

인삼(홍삼)은  더운 속성을 지니고 있어  속이 냉한 사람에게는 효과가 있습니다.

열은 곧 에너지와 같습니다.

인삼은 6년 동안 응축되어 형성된 뿌리가  생각보다는 커지 않습니다.  즉 에너지가 응축되어 있는 셈입니다.

반면  수박, 오이, 알로에 등은  몇 달 만에  커다랗게 덩치 자람을  볼 수 있으며 이는  반대로 에너지가 소산되어 상대적으로 열이 적음을  의미합니다.

물론 계절적 기후환경적 요인에 적응하기 위함도 있습니다만 밀도의 측면에서는  그런 면이 있는데  녹용도 같은 이유로  사슴이 수개월 만에  동물의 어떤 부위보다도  왕성한 성장을 보이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녹용도  인삼의 반대 속성인  열을 내려주는 음기를 보충하는데 탁월한 효능을 지니게 된 셈입니다.

과거에는 영양분 섭취가 부족하여  열이 부족한 경우로 파생되는 질환이 많아서 인삼이나 홍삼 등 보기(補氣), 보온(補溫), 온중(溫中) 한 처방이나 한약이 효과를 많이 보았다면  

근래에는 반대로   고량진미의 섭취와 운동의 부족으로  잉여의 세상이라 정 반대의 처방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이런 사정을 모르고 습관적으로 인삼이 들어가는 십전대보탕이나  팔물탕 등  과거의 보약을 처방하면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아주 높아집니다.

현대에는  열을 제어하여 식혀주는 처방을  근간으로 하여야 하고   녹용이 그런 의미에서 주 약재로 운용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때 홍삼이  귀할 때  면역작용에 도움이 될 거라는 기대감에  귀한 약으로 대접받다가 근래에는  인기가 떨어진 것에는  그런 이유가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수족이 저리거나 시리며  눈이 피곤해지고  머리가 맑지 않으며  쉽게  번조증이 생기고 만성 감기나 갱년기 증상 등을  유발합니다.

약이라는 것은 효능을 지니고 있다는 의미인데  이는 어디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칼의  손잡이를 잡을 수도, 또는 칼 날을 잡을 수도 있으므로 신중한 판단과 접근이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영양제(비타민, 오메가 등)도   같은 이유로  주의가 요구됩니다.

음식물에 충분히 분포되어 있으므로  일부러  습관적으로 복용할 이유는 없습니다.

적정량을 벗어나면  독으로 작용하여  건강에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특히 초기엔 간에 많은 부담으로 작용됩니다.

내원 환자의  20대 아들이 운동을 전문으로 하는데  평소 여러 영양제를 꾸준히 복용하더니  2주 전 수면문제로 내원한 바  혈액검사상 간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는  소견을 받았습니다.

지나침은 부족함보다 더 큰 영향을 끼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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