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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섭 Aug 19. 2024

실전은 훈련처럼, 훈련은 실전처럼

심혈관계 건강 유지법

친구의 부고를 듣고 다음날 문상을 다녀왔습니다.

심장마비가 원인이라는데  항상 웃는 얼굴과 넉넉한 품을 지닌 망자를  안타까워하지 않은  사람들이 없었습니다.


유일한 낙이 진료 후에 친구들과 노래 부르고 술 한잔하는 것으로 사람 좋아하는 호인이었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는 관계로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전화를 하거나 어쩌다 만날 시엔 꼭 운동하라라는 나의 잔소리에 씩 웃어 버리기 일쑤였습니다.


예방접종은 미리 그 병균이나 바이러스의 침습을 경험하게 하는 원리인데 물론 약하게 만들어 질병으로까지 이행되지는 않지만, 인체는 미리 싸워본 덕분에 다음에 침입하는  병균이나 바이러스의 침입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능력을 갖추어 질병을 이겨내는 계기를 제공합니다.


심장도 마찬가지 원리를 지닙니다.

주기적인  부하를 주는 것은 예방접종의 효과와 같이  추가적인 부담 상황(스트레스 등)에 대응력을 증가시킵니다.


운동이나 노동은  심박출량을 증가시키고 혈관의 탄력을 유지케하여 혈류가 원활해지게 되면  저항이 줄어

궁극적으로는 심장의 부담을 줄여줍니다.  


탈감작 반응(脫感作)은 부담을 줌으로써  저항력을 높여 큰 충격에 대응력을 키우는 방법입니다.

평소에 심장에 부담이 갈 정도의 운동을 간간이 해왔다면  아마도 돌연 친구들에게 인사 한마디 못하고 떠나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합니다.


열 충격 단백질(heat shock protein;HSP)은  세포가 고열이나 스트레스, 방사선 등 세포 건강에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할 조건이 생기면  만들어지는  대응 단백질로서  평소에 힘든 상황에  간헐적 노출은  HSP의 생성을 유도하여  실제로 위험한 조건을 만날 때  건강을 지키게 하는  중요한 도구로 작용합니다.


인간의 삶이 평화롭고 굴곡이 없이 완만한 것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많은 희로애락과  여러 부침(浮沈)을 겪게 되는데 이러한  간난들이  역설적으로 심신의 건강과 인격의 도야에  긍정적으로 작용함을 알게 됩니다.


심장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숨이 찬 운동을, 관절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계단을, 허리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무거운 것을 들거나  하는 등 못살게 하는 것이 단련의 기본입니다.


어른들이 `사서 고생한다`는 말이 이런 의미도 함축하고 있다고 봅니다.

산전 수전 다 겪은 사람은  웬만한 일에 놀라거나 낙담하지 않으며 긴 안목으로 전체를 조망할 여유를 가집니다.


현대에는  개개인의 복지나 생활 수준이 향상되어  `보릿고개` 니 `눈물젖은 빵`을 경험하는 가구가  아주 드문 편입니다. 따라서  절대적 빈곤을 겪어보지 못한 요즘 세대들은 상대적 빈곤의 무게에도 감당하기 어려워합니다.


일부러 고난의 세월을  지향해야 할 이유는 없지만  세상 어떤 길을 선택하더라도 일방적으로 좋고 나쁜 길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아픔과 괴로움은 내일 더 큰 고난을 방지해 주는 명약일 수 있습니다.


나를 사랑한다면  때론 냉정하고 혹독하게 단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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