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증(病證)이 말하고자 하는 바!
불우한 환경에 노출되었거나 이해받지 못한 분위기에서 청소년들이 삐딱하게 반응을 하고 때론 폭언이나 폭력 등으로 반발하는 경우가 많다.
선천적으로 폭력성을 띄고 태어난 경우도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대부분은 욕구불만에서 기인되었슴을 경험이나 교육과정에서 인지하고 있다.
학교나 사회에서 배려깊은 대우를 받아 정상적이고 따뜻한 인간의 본성을 회복하는 경우를 적지않게 보는 것이 그것을 반증한다 하겠다.
우리 몸의 병증도 또한 그렇다.
젊은이의 반항이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듯, 질환으로 인한 아프거나 불편한 요소들 역시 내 자신이 나를 충분히 돌봐주지 못한 것에 대한 내 몸의 표현이다.
가령 두통이나 발열, 기침 등 평소 없던 여러 증상들이 나타났을 때 이를 보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욕구불만으로 트러블 메이커인 아이를 차근히 달래고 가슴 속 깊이 감춰둔 얘기를 꺼내 들으면서 힘들었던 부분을 이해하고 보완해 줘야 개과천선하는 심복(마음으로 따르는 것)을 한다.
만약에 드러난 행위만으로 억압하고 물리적 행사를 하게되면 잠시 억눌려 진정해 보이는 듯해도 시간이 지나면 그 울분는 배가 되기 십상이다.
두통, 발열, 기침 등등 수 많은 증상들은 나를 괴롭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치료의 목적을 아이들의 입장에서 의견을 듣고 요구사항을 이해하듯이,
증상들의 관점에서 왜 이런 표현을 통해서 내 몸이 나에게 어떤 요구사항을 제시하는가를 알아야 한다.
두통도 발열도 존재 이유가 있으며 그 가려운 바를 정확히 알아야 차단기 스위내리듯 증상을 해소시킬 수 있다.
인체는 고맙고 다행스럽게도 대부분 증상과 더불어 그 자체가 치료 수단이 된다.
물론 우리가 그 해결 방안을 안다면 도와 치료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음은 물론이다.
가장 문제시되는 해결책은 그냥 억압하고 숨겨버리는 것이다.
진통제나 해열제를 써서 당장의 고통을 줄이는 것은 문제점을 숨겨 내일로 미루는 것과 같아서 대부분 만성이 되거나 때론 병을 더 악화시키고, 다른 병을 유발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가령 두통의 원인은 대부분 체기나 수면부족, 스트레스로 인한 화기(火氣)의 치받음으로 뒷목이 뻣뻣해지면서 힘줄이 긴장을 받아 발생하는 생리학적 변화로 발생한다.
대뇌나 척수 등의 중추신경계는 통증을 느끼지 못하고 말초신경만 통증을 인지하므로 두통의 대부분은 그 원인이 머리에 있지 않다.
드물게 뇌출혈이나 뇌종양으로 압력이 증가하여 두뇌강의 말초신경을 자극할 때 두통이 발생하기는 하지만 보통 다른 증상과 곁들어 발생하기 때문에 차이가 있다.
따라서 두통의 치료는 진통제를 쓰는 것이 아니라 체기가 원인이면 소화제를 복용하거나 운동을 하게하고
화(火)가 원인이면 일찍 자거나 열을 식혀주는 치료를 함으로써 근본적인 두통의 원인을 제거함으로써 치료의 근간으로 삼아야 한다.
발열 또한 같은 이치인데 감기등 감염으로 인한 경우 고열은 바이러스를 태워 죽이는 특효를 지닌 치료법이다.
성인은 감기로 인한 발열에 오한이 따르므로 체온의 상승은 무시하고 이불을 뒤집어 쓰는 본능적인 행위를 함으로써 감기를 치료하는데, 아이들 역시 같은 욕구를 가지나 어른들의 편견이 반대되는 치료를 함으로써
저절로 나을 감기를 만성화 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똑같은 39℃인데 어른들은 이불속에 들어가고, 아이들은 그들의 의견은 철저히 무시된 채 고열이 위험하다 하면서 옷을 벗기고 냉찜질을 하는 정반대의 치료를 하고 있다.
즉 한사람이 파란불에 길을 건너면 다른 쪽은 빨간불에 길을 건너는 것과 다름이 없지 않는가?
의료보험이 시행되기 이전에는 겨우내 아이들이 누른 콧물을 달고 다녔지만 근래 그런 아이들을 찾아볼 수 없다.
콧물이 흘러야 바이러스가 씻겨 나가는데, 반대로 현대 의학은 콧물을 내버려두면 비염이 된다고 강압하여
콧물을 막아버리는 치료를 하니 솜에 물 젖듯이 바이러스의 침입을 쉽게 용인하게 하는 셈이다.
따라서 과거에는 들어보지도 못한 알러지비염, 모세기관지염 등등이 횡횡할 수밖에 없는데 그 이유를 환경오염, 집먼지진드기,체질 등의 원인이라고 뒤집어 씌우고 있다.
전방에서 하루 이틀 쿵짝하고 싸워 전쟁을 끝내야 하는데 그 중요한 전투 수단인 기침, 콧물, 발열을 통해서 몰아내게 한다.
하지만 지금은 이들을 나쁜 녀석들로 누명을 씌워 해열제, 항히스타민, 진해거담제를 사용하여 손발을 묶어 버리니 속수무책인 셈이다.
결국 내전 상태를 만들어 아이들의 면역기능을 약화시키고 쉽게 재발하게 만들어 끝없는 병원 순례를 하게 하는데 차마 안타까울 따름이다.
과거 머슴집 아이들이 부잣집 아이들보다 덩치도 커고 더 튼튼했었던 것도 이해되리라 본다.
다시 반복하지만 내 몸은 누구보다 이기적이어서 해되는 것은 죽어도 하지 않는다.
내가 표현하는 어떤 현상은 최소한 합리적 이유가 있다는 전제하에서 살펴볼 일이다.
내가 나를 버리고 제 3자의 서툰 판단으로 나를 재단한다는 것은 어리석고도 어리석은 일이다.
더우기 그것으로 인한 모든 부작용과 질환은 오롯이 내가 책임져야 하니 이보다 더 억울한 일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