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움과 인위(人爲)

자연 면역의 중요성

by 정희섭

어제 매스컴에서 코로나 백신을 맞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삶들보다 암의 생존율이 더 높았다는 내용을 보면서 자연과 인위라는 서로 다른 위치의 환경을 떠올리게 하였다.


백신은 약한 병원체(병균이나 바이러스)나 사체(死體)를 체내에 주입하여 인위적으로 감염을 유발하고 여기에 대응하기 위한 항체가 생성되면서 추후에 들어오는 같은 류(類)의 병원체에 대한 저항력을 가지게 하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인체는 왕성한 생명력(면역)으로 외부의 세균이나 독소, 발암에 적극적인 대응력을 지녀 대부분 별 무리 없이 제압을 하는데 만약에 피로나 지속적인 손상에 제어하지 못하면 암 같은 몹쓸 병에 걸리게 된다.


만성 질병과의 끝없는 투쟁은 제풀에 지쳐 떨쳐 내려는 의지도 상실되는데 마치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로한의 왕 세오덴처럼!


이런 상태에서 적절한 자극은 삶의 투지를 돋우게 할 수 있는데 여기서는 백신이 그 역할을 했다 하겠다.


현대에는 너무나 위생적이고 풍요로운 세상을 맞아 다치거나 배탈, 배곯음, 기생충 감염, 육체적 무리함을 겪을 기회가 드물어졌다.


우리나라처럼 북한이라는 적을 가까이 두면 언제든지 침입을 당할 가능성 때문에 군 장비의 현대화 등 국방에 절대 소홀할 수가 없는 반면, 냉전의 시대를 소련이 붕괴함에 따라 끝난지도 수십 년이 되자 유럽 각국은 대응할 대상이 사라짐에 따라 군비 축소를 시행하게 되고 그 결과는 지금의 당혹감으로 나타난다.


신경 쓸 대상이 없는 절대 평화는 전쟁 억지력을 심각하게 훼손하듯이, 인체도 너무 좋은 환경은 비례해서 면역력의 나태함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중진국 이전의 삶은 비위생적인 환경으로 인한 기생충, 해충, 척박한 음식, 3D 직업 위주의 활동에 따르는 육체적 부상 등 잠시도 우리 몸은 편안한 적이 없었다.


즉 우리 몸은 항상 경계하고 준비하고 있어야 했고 덕분에 현대인들이 주로 겪는 여러 질병에서는 자유로울 수 있었다.


지금처럼 위생적이며 충분한 영양섭취를 하는 세상에, 과거에는 찾아보기 힘든 당뇨, 심장병, 암 같은 성인병 등을 흔히 보게 되는 것은 편안함이 주는 반대급부인 셈이다.


동물은 땅에 떨어진 음식을 흙과 더불어 먹어도 별일이 없고, 청소동물들은 상한 사체를 먹어도 아무 탈이 없는 것은 그 환경이 그것에 적응하도록 단련 시킨 셈이다.


현대인들도 너무 깨끗한 것을 찾고, 위생적이고 신체에 무리 가지 않는 행위만 추구하는 것은 온실 속의 화초로 변해 감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본다.


가끔은 감기도 걸리고 배탈도 나지만 저절로 치유되는 과정에 더 잘 준비하고 강한 신체로 단련되어 간다.

`아픈 만큼 성숙하고`처럼 혼자서 씩씩하게 무쏘의 뿔처럼 이겨나가기를 소망해 본다.


`以夷制夷(이이제이)`란 말이 있는데 오랑캐는 오랑캐로 맞아 싸우게 한다는 의미처럼 모진 병은 우리 몸을 모질게 단련해서 쫓아낼 태세가 중요하다.


산에 사는 사람들이 문명의 혜택을 벗어나 홀로 의식주를 해결하면서도 난치병이나 불치병이 저절로 나았다고 인터뷰하는 것을 자주 보는데 그것이 자연이 인위를 이겨낸 결과물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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