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이나 옛이야기에 잠자리에서 남편이 목덜미를 잡고 넘어질 때 부인이 비녀로 남편의 뒷덜미를 자락하여 피를 흘리게 하여 위기를 모면했다는 소리를 들은 적 있었을 것이다.
지금 사람들이 보기엔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근거가 부족한 행위로 치부되기 쉬운데, 사실은 매우 근거 있고 유효한 방법 중의 하나임을 알게 된다면 옛 어른들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체기(滯氣)란 말 그대로 막힌 느낌이나 증상을 말하는데, 대개 2가지 원인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로는 음식물로 인한 경우로 과식하거나 맞지 않는 음식, 또는 섭취 시의 컨디션 불량으로 인하여 위장에서 소화를 잘 시키지 못해 발생하는 경우이고.
둘재로는 수면이 부족하거나 신경 쓸 일이 많아 속열이 많아지면, 풍선이 열을 받아 빵빵해지는 것처럼 속이 갑갑하고 더부룩한 경우로 표현된다.
두 경우 모두 원인은 달라도 나타나는 증상은 유사한데 열로 인한 압력의 증가나 음식물의 정체로 기혈이 정체되어 발생하는 역류로 인한 압력의 증가로 귀납된다.
후자(둘째)의 경우 수면과 운동 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밤에 취하는 수면은 과열을 식혀 주는 아주 중요한 행위이며, 운동은 발생되는 열을 효과적으로 방출하므로 열 조절에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다.
며칠 전에도 뉴스에서 3일을 자지 않고 게임하던 젊은이가 뇌출혈로 쓰러져 삶을 마감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전자의 경우는 음식물로 인하므로 굶거나 소화제를 복용하면 별 후유증 없이 지나가는 반면, 후자의 경우가 대부분 두통이나 항강, 뇌압 상승 등의 불편한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속에 열이 많이 차게 되면 물리적인 압력이 증가하여, 흐물흐물하던 풍선이 딱딱하게 변하는 것처럼 인체 구조에 변화를 유발한다.
인체에 그대로 반영이 되어 부드럽던 목부분이 압력을 받으면 자라가 목을 쭉 빼듯이 뻣뻣하게 변하는,
일자목을 만들게 된다.
C자형의 목이 일자목이 되면, 옷걸이에 걸린 옷을 위로 올리면 옷이 쭈욱 따라오듯이 목부위의 근육이 당김을 받는다.
그 결과로 머리에 붙은 근육과 힘줄의 접합부는 큰 스트레스(긴장)를 받게 되는데 이것이 후두나 편두통의 원인이 된다.
아울러 높아진 압력은 혈관의 팽창 등으로 뇌출혈이나 혈관 꽈리 생성 등의 뇌혈관 질환 발생 가능성을 올리게 된다.
대의(大義)를 위해 소의(小義)를 희생하라는 말처럼 몸 전체의 조건 변화에 발생하는 필연적 대응책 중 하나로, 그래야 하기 때문이다.
치료법은 치받은 압력을 줄이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
생긴 압력에 밸브 열어 줄이거나 압력을 증가시키는 열을 줄여 주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급한 경우 위에 언급한 고사처럼 자락(刺絡)을 하여 압력을 경감시켜 주고(한의원에서 침과 부항요법)
만성인 경우는 속열을 식혀 주는 처방을 운용하면 쉬이 개선된다.
평소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해 준다면 열의 축적을 막아 두, 경부 불편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위의 여건이 되지 않는 경우 화장실을 다녀오면 호전이 되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대, 소변을 잘 보는 것이 기의 흐름이 순조롭다 하는데 용변을 보고 나면 막힌 기운이 내려가면서 위로 치받는 증세가 경감되는 까닭이다.
야근이 많고 수면이 부족한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인데 비해 병원에서 CT나 MRI 검사에도 일자목이나 경추 디스크 외에는 대부분 큰 이상 없다고 진단받는, 의사나 환자나 서로 답답한 병증이다.
내 몸은 내재된 조건의 변화(원인)를 증상(결과)으로 표현하는데, 주객이 바뀌면 결과만 치료하는 미봉책을 고집하게 된다.
그 결과는 보나 마나 잠시 호전될지라도 대부분 재발하거나 일부 더 악화 시키기 쉬우므로 찬찬히 내 몸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차분히 알아볼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