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8개월 차.
남편이 해고를 당하고, 우리의 일상은 아주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바뀐 건 엄마에게 거짓말을 하게 된 일이었다.
“김서방은 요즘 뭐 하고 지내? 회사가 많이 바쁘지?”
“응? 그냥 똑같지 뭐.”
괜히 말을 늘리지 않았다.
더 물어보면 들킬 것 같았고, 괜히 걱정을 얹어드리고 싶지도 않았다.
그렇게 우리는 가족에게조차 진짜 일상을 숨기게 됐다.친구를 만나는 일도 줄었다.
“이번엔 너희끼리 만나. 난 사정이 있어서 다음에 갈게! 미안!”
열심히 구직 중인 남편을 두고 혼자 나가 친구들과 웃고 떠들고 올 수는 없었다.
그게 잘못은 아니지만, 마음이 따라주지 않았다.
우리는 점점 주위 사람들을 차단한 채, 둘만의 세계 안으로 들어갔다.
서로에게 버팀목이라는 명목 아래 작은 굴을 파고, 그 안에서 몸을 웅크렸다.
바깥의 소식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설명해야 할 관계들로부터 조금씩 멀어졌다.
우리의 일상은 작아졌지만 작아진만큼 세상의 무게가 덜 느껴지길 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