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다른 직업 찾을까?
9개월째 내 남편은 아직 백수다.수많은 지원, 그러나 번번히 성과는 없다.
“이 길이 나랑 안 맞는 것 같아. 포기하고 다른 직업을 알아봐야 할 것 같아.”
그 말은 단순한 진로 고민이 아니었다.
계속 부딪혀 온 문이 끝내 열리지 않았을 때,
더 이상 밀 힘조차 남지 않았다는 처절한 고백처럼 들렸다.솔직히 말하면,
나는 포기하겠다고 말해서 놀란 게 아니었다.
그 말을 꺼내기까지 그가 얼마나 많은 밤을 버텼을지,
얼마나 스스로를 설득하며 하루하루를 살아왔을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말은 갑작스러운 선언처럼 들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마음이 아팠던 건, 그가 실패를 말하는 방식이었다.
“나랑 안 맞는 것 같아.” 그 말은 사실 “내가 부족한 것 같아”라는 말처럼 들렸다.
나는 남편이 얼마나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인지 알고 있었기에 마음이 아팠다.
조금 더 힘내보라고, 포기하지 말라고 하고 싶었지만
계속 도전하라고 말하는 게 정말 응원인지, 아니면 또 다른 압박인지 헷갈렸다.
그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없다는 사실이 그 순간만큼 선명하게 느껴진 적도 없었다.
그래 당신이 원한다면 그렇게해. 난 항상 당신편이니까.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늘 한계가 있었고,
결국 그 밤의 불안까지 대신 안아줄 수는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아내로서 할 수 있는 일은 그의 답을 대신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가 스스로 무너지지 않도록 옆에 서 있는 것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