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몸을 지배한다는 뜻

마음·영혼·의식의 비밀: 불교가 말하는 치유의 원리

by 하이붓다 지공선사

1. 마음이란 무엇이며, 왜 몸에 영향을 미치는가

‘마음이 무엇인가’,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사라지는가’, ‘마음을 일으키는 주체는 누구인가’, ‘그 마음을 다스리는 존재는 누구인가’ — 이 질문은 예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오래된 물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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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다큐에서〈마음이 몸을 지배한다〉라는 주제로 두뇌와 명상 관련 내용을 여러 차례 방송한 바 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대의 허버트 벤슨 교수는 연구 끝에 질병의 80%가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그는 서양 의학 내에서 정신·마음의 중요성을 알린 인물로 재조명되었다.


서양 의학이 현대 질병에 한계를 느끼고 마음을 다루는 치료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는 점 자체가 많은 시사점을 준다. 현재 미국 내 종합병원 중 심신의학과(마음수련을 통한 질병 조절)가 설치된 곳은 80곳이 넘는다. 그러나 마음만 다스려서 질병의 80%를 고칠 수 있다고 단정 짓기에는 이 분야가 여전히 미지의 영역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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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수천 년 동안 마음을 연구해 왔지만, 아직 모르는 것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순히 눈 감고 앉아 명상한다고 모든 질병이 치료되는 것은 아니다. 원인은 복합적이며, 인간의 이해 범위를 넘어선 영역에서 비롯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명상 역시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잘못 수행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며, 심할 때는 삶에 큰 혼란을 가져오기도 한다. 그래서 명상 지도자의 자질과 수준이 매우 중요하다.


2. 마음, 영혼, 그리고 불교가 설명하는 ‘식(識)’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육체·정신 질환을 영적 관점에서 다루어온 전문가들도 대부분의 질병을 ‘영적 원인’에서 찾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본의 구마모토 아키라 선생이나 우리나라의 김세환 선사는 실제로 병원에서 치료가 어려웠던 질환들을 다수 회복시킨 경험이 있으며, 이들은 질병의 80%가 영적 원인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서양 의학의 연구 결과와 공교롭게도 숫자가 일치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마음’과 ‘영혼’은 같은 개념일까? 용어는 다르지만, 두 개념은 결국 인간 내면의 독자적 활동체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없다. 마음은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기억을 지니며, 두뇌가 생각하는 방식과는 또 다른 작용을 한다. 이런 특성을 마음이라 부르든, 영혼이라 부르든, 본질은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단지 전통과 분야에 따라 사용하는 용어가 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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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는 이 마음과 영혼을 통합적으로 설명해왔다. 유식학에서는 이를 ‘식(識)’이라 부르며, 세계 유수 대학에서 필수 심리 과목으로 다뤄질 만큼 깊이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원효대사의 《대승기신론》 또한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우리의 일상 경험이 얼마나 체계적으로 설명되어 있는지 새삼 놀라게 한다. 《금강경》, 《반야심경》, 《화엄경》 등도 모두 이 마음·식의 작용을 다루고 있다.


결국 영혼이 있느냐 없느냐를 논쟁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를 잃었다. 마음을 내 생각과 다른 독자적 실체로 볼 수도 있고, 영혼을 심층의식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어떤 명칭을 사용하든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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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심리학과 정신의학이 마음을 단순한 정적 상태나 나의 일부로만 이해해 왔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수십 년 연구가 본질적 벽에 부딪혀 새로운 진전을 이루기 어려운 상태가 되었다. 두뇌는 마음의 ‘하드웨어’, 마음은 두뇌를 움직이는 ‘소프트웨어’에 가깝다. 두뇌만 연구해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3. 마음을 모르면 집중력도 이해할 수 없다

빙의(憑依) 현상도 ‘다른 영적 존재가 붙는다’고 표현할 수도 있고, ‘내 마음이 아닌 다른 마음의 작용이 개입된다’고 이해할 수도 있다. 어떤 용어를 쓰든 본질은 동일한 현상이라는 것이다.


나는 ‘영혼’이라는 실체적 용어를 선호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초의식이라는 표현이 더 이해되기 쉽다. 이제 중요한 결론이 나온다. 마음이 질병의 80%를 차지한다고 해서, 마음만 다스려서 그 80%가 저절로 치료되는 것은 아니다. 마음을 정확히 모르기 때문이다. 이 상태에서 무작정 명상을 한다면 효과가 떨어질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 문제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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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집중력 문제로 넘어가 보자. 산만함이나 ADHD 같은 현상을 단순히 질병으로만 본다면, 그 원인의 대부분이 사람의 마음 깊은 곳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뜻이 된다. 외상이 없는데 산만해진다면, 원인은 분명 마음의 영역에 있다. 그렇다면 마음 깊은 곳을 보지 않고 약물로 두뇌만 조절해 완전한 치료가 가능할까?


두뇌나 기존의 마음 개념만 대상으로 해서 완치가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두뇌 상태나 마음 상태는 더 깊은 원인에서 드러난 결과이기 때문이다. 결과를 원인이라고 오해하면 치료는 오래 걸리고, 증상만 조금 나아질 뿐 근본적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반면 이런 질환을 예방하고 치유하는 전통적인 방법이 바로 우리나라에서 수천 년 동안 이어 온 참선(參禪)이다.


참선은 마음의 뿌리, 즉 영혼 자체를 철저히 들여다보고 깨뜨리는 수행이기 때문이다. 지금 유행하는 명상은 두뇌의 안정이나 마음의 흔들림을 다스리는 수준이다. 참선과는 깊이와 범위에서 전혀 비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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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지키기 위해 명상을 하고자 한다면, 더 깊고 근본적인 수행인 참선을 택하는 것이 훨씬 좋다. 참선은 병든 나를 넘어, 존재의 차원을 확장하고 성숙하게 만드는 길이기도 하다. 오늘날은 종교적 구별을 넘어, 마음과 건강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불교의 깊은 가르침이 필수적인 시대가 되었다. 불교는 마음의 구조와 작용을 궁극적인 차원에서 설명해주는 체계이기 때문이다.


서양은 지금 막 그 표면을 더듬고 있는 수준이다. 학문적 연구는 방대하지만, 실체적 이해는 아직 초기 단계다. 다행히 이 땅에서 태어난 우리는 그 전통의 유산을 이어받을 수 있는 바탕을 지니고 있다. 몸뿐 아니라 마음의 건강까지 지켜낼 수 있는 잠재력이 이미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다. 이제 꽃피울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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