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공부와 마음을 흔드는 목표의식의 부작용
우리는 어느새 목표 없이는 살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여행을 가도, 쉬는 시간을 가져도 “무엇에 좋다”는 식으로 항상 목표가 따라붙는다. 하지만 하루 일상을 돌아보면 대부분의 행동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진다. 이 지점에서 큰 모순이 생긴다. 목표는 자연스럽게 스트레스로 다가오고, 목표 없이 무엇을 하면 무의미한 삶을 사는 것처럼 착각하게 된다.
그냥 오솔길을 산책하면 생각이 정리되고 여러모로 도움이 되지만,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라는 목표를 세우는 순간 산책 내내 머릿속은 오히려 더 복잡해진다.
지금 우리 학생들은 너무 어린 나이부터 목표에 사로잡히도록 강요받고 있다. 그 결과는 이미 여러 문제로 드러나고 있다.
놀 때조차 논리력 향상, 창의력 개발, 두뇌 계발 같은 추상적 목표가 붙는다. 지금 어른들은 이런 목표 없이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해서 두뇌가 발달하지 않았고 창의성이 없으며 논리력이 부족한가?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지금 아이들에게 같은 방식을 강요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목표는 두뇌와 마음에 깊이 각인되었을 때 비로소 행동으로 이어지고 달성된다. 과연 어린아이들이 그런 수준의 목표 각인을 할 수 있을까? 목표의식의 가장 큰 부작용은,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행위의 효과가 오히려 제한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요즘 독서의 목표는 논술 실력 향상이다. 그냥 책을 읽으면 두뇌와 마음이 자연스럽게 성숙하고 그 효과가 학습 전반으로 확산되지만, 논술을 위해 책을 읽기 시작하면 두뇌는 이미 스트레스를 느끼고 독서 본래의 효과는 크게 줄어든다.
또한 어른의 시선에서 설정된 목표는 아이들에게 대부분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시간 낭비’가 되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를 몰아붙이게 되고, 그 과정에서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된다. 그러면서도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걱정한다.
‘노력 역효과의 법칙’이라는 말이 있다. 노력하면 할수록 목표 달성에서 멀어지고 부작용만 커지는 현상이다. 수면 문제에서 이를 자주 경험한다. 목표의식에 대한 강요는 아이들에게 우울증을 비롯한 심리적 문제를 일으킨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좋은 의도일지 모르지만, 아이의 눈에는 욕심을 부리며 몰아붙이는 모습으로 보일 뿐이다. 그래서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악화되는 경우도 많다.
‘왜 해야 하는지 아는 것’과 ‘목표의식’은 전혀 다르다. 목표의식은 반드시 “왜 그래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런데 이유는 설명하지 않은 채 목표만 주고 달성을 강요하니, 아이들 입장에서는 의문만 쌓이고 목표는 달성되지 않는다. 즉, 어른이 제시하는 목표가 엉터리가 되는 것이다.
먼저 “왜 그래야 하는가”를 충분히 이해시키고, 그다음 아이 스스로 목표를 세우도록 도와야 한다. “공부를 왜 해야 하는가”를 납득한 뒤에 목표 성적을 세우도록 돕는다면, 그때 비로소 집중력이 생긴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그냥 운동하면 좋은데, 살을 빼기 위해서만 운동을 하면 그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어 또 다른 문제를 만든다.
어른은 목표를 가지고 살아갈 수밖에 없지만, 아직 어린 학생들에게는 그 목표의식이 오히려 정신과 공부를 망치고 있다. 어린 나이에 무엇을 시키면 “왜 해야 하느냐”고 묻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목표의식에 일찍 중독되면 공부와 삶의 기쁨을 잃게 된다.
독서나 공부에 목표를 앞세우기보다, 먼저 그 즐거움을 일깨워주자. 진정한 목표의식은 다음 다섯 가지 요소를 모두 담고 있을 때 비로소 실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