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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mmer여니 Aug 13. 2023

이 세상에서 나답게 존재하며 어울려 살아가기

우리는 세상에 태어나 여러 사람과 부대끼며 사람 때문에 울기도 웃기도 한다. 수많은 사람 속에서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바운더리를 가지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 ‘바운더리’라는 용어는 정신과 의사인 문요한 작가의 저서 ‘관계를 읽는 시간’에서 사용되는 용어이다. 이 용어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나를 해치지 않고 사람들과 건강한 교류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종의 심리적 필터 같은 것이다. 이 글에서는 위의 책 내용에 기반해 바운더리의 역사와 건강한 바운더리를 재구성하는 방법에 대해 다룰 것이며 자신을 지키며 건강한 인간관계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위의 책에 의하면 바운더리는 ‘인간관계에서 나와 나 아닌 것을 구분하게 하는 자아의 경계이자 관계 교류가 일어나는 통로’를 말한다. 이 바운더리의 핵심 기능은 보호와 교류이며 바운더리가 건강한 사람은 좋은 것은 받아들이고 해로운 것은 내보낼 수 있다. 이런 바운더리는 언제 만들어질까? 바운더리는 평생에 거쳐 수정되지만 결정적으로는 어릴 적 자아의 형태가 생길 때 주로 만들어진다. 즉 인간이 태어난 직후에 맞이하는 가족 관계, 그 중에서도 애착 대상과의 관계가 바운더리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애착이란 한 개인이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에 대해 느끼는 강한 감정적 유대관계이며 한 아이는 애착대상이 관계 속에서 보여준 수많은 위로와 지지, 함께한 따뜻한 추억과 경험들을 차곡차곡 쌓아 안정적이고 단단한 심리 기반을 다질 수가 있다.


하지만 이처럼 중요한 애착 관계 형성 시기에 반복적인 손상을 입으면 바운더리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 이 바운더리의 문제로 인해 살아가며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할 때 비슷한 이유로 어려움을 겪을 수가 있다.   


그렇다면 가장 효과 좋은 방법은 애착손상을 주지 않는 것일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인간은 불완전하기에 처음부터 완벽한 부모는 없으며 모두 넘어지고 일어나고를 반복하며 살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애착손상을 주지 않는 것이 아닌 회복하는 것이다. 수없이 깨지면서도 이를 다시 복구하고 연결시켜 비로소 단단해질 수 있다.


여태까지 이어져오던 나의 굳은 바운더리를 바꿀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저자의 대답은 YES이다. 다만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우선 자신에게 반복되는 문제를 자각한 뒤 의식적인 노력으로 새로운 사고와 행동을 반복해야 한다. 그리고 간절하고 절박하게 변화를 바라며 시행착오를 겪으며 이를 헤쳐 나갈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인간관계는 상호적인 것이므로 내가 변해도 이를 받아들이는 상대방은 쉽사리 변하지 않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중요한 것은 관계 속에서의 ‘나의 변화’이다. 상대의 변화는 내가 통제할 수 없기에 우리는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전달하면 되고 나머지는 상대의 몫이다. 상대가 나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 관계의 유지는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이 책에서는 건강한 바운더리를 재구성하여 나답게 사는 방법들을 제시해준다. 이 글에서는 2가지의 방법을 소개해보겠다. 


첫 번 째로는 자기표현 훈련인 P.A.C.E이다. 이 훈련의 핵심은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 아닌 감정에 담긴 욕구, 즉 원하는 것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Pause: 멈춰라. 평소대로 나오는 나의 자동반응을 보류하자.

Awareness : 알아차리자 .내 감정과 욕구 그리고 책임을 알아차려야 한다.

Control: 조절하자. 상황과 상대에 따라 나의 반응을 조절하자.

Expression : 표현을 하자. 솔직하지만 정중하게.


예를 들어 친한 친구가 돈을 빌려 달라고 하는 상황이라고 가정하자. 만약 내가 순응형이라면 친한 친구와의 관계를 해치고 싶지 않아 돈을 빌려줄 경향이 높다. 하지만 순응적인 자신의 성격을 고치고 싶다면 PACE 훈련법을 따를 수 있다. 우선 Pause. 평소대로 긍정의 대답을 자동적으로 하기 전에 멈추자. 그리고 Awareness. 내가 정말 빌려주고 싶은 건지, 아니면 친구와의 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커서 빌려줄 수밖에 없는지 구분하자. 만약 후자라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다음으로Control. 친한 친구이기에 빌려줄 수는 있으나 나의 상황을 고려하여 적정선만큼을 고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친구가 요청한 금액의 절반을 허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Expression. 솔직하지만 정중하게 표현을 하자. “내가 지금 돈을 모아야 하는 일이 있어서 절반만 빌려줄 수 있을 거 같아. 하지만 너가 말한 시일 내로는 꼭 돌려줬으면 좋겠어” 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만약 친구가 나를 존중하는 대답을 하지 않는다면, 그 관계는 재고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건강한 바운더리를 만드는 또 다른 방법으로는 자기세계를 만드는 것이다. 나로서 존재하고 기능할 수 있는 자기세계를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의 관계에서 지나치게 방어적이고 필요 이상으로 신경 쓸 일이 별로 없다. 이 때 자기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독립이 중요하다. 이 독립은 양육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즉 양육의 목적은 애착이 아닌 독립인 것이다. 아이가 안정적으로 애착관계를 형성하고 나면 다음의 발달과제는 탐색이다. 단단한 심리적 기반이 생긴 아이는 호기심을 가지고 세상을 탐색하며 이를 통해 곧 자기만의 기호와 취향을 발달시킬 수 있다.  


또한 자기세계를 가지기 위해선 자기 이해가 필요하며 나의 욕구, 재능, 가치 이 세가지를 알아야 한다. 추가적으로 나를 되돌아보는 자기비판적 사고를 통해 살아가며 끊임없이 변화할 나의 세계와 가치관에 질문을 던지며 계속해서 구축할 수 있다. 그렇게 나의 관심사를 구축하며 그 관심사 위주의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해 더욱 안정적이고 충만한 삶을 누릴 수 있다.



이처럼 건강한 자기세계를 가진 이들은 현재에 행복할 수 있다. 본인의 영혼이 충만해지는 행위를 알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행위의 결과나 보상과는 상관 없이 행위 자체가 나의 영혼에게 기쁨을 주는 것을 라틴어로 ‘오티움’이라고 한다. 누군가에겐 요리, 그림 그리기, 악기 연주, 운동 등 다양한 활동이 될 수 있다. 이 오티움은 고달픈 삶의 위안이 될 수 있으며 어른의 행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오티움이 깊어지면 본인만의 색깔을 가지게 되어 주위의 관심을 끌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새로운 인간관계가 만들어지고 깊어질 수 있다. 이처럼 관계 유지에 매달리며 필요 이상의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고, 서로의 관심사를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자기세계를 세울 때 비로소 우리는 자아와 관계의 균형을 맞춰나갈 수 있다 .



위에 소개한 방법들을 통해 마음의 구멍을 조금씩 메워가며 바운더리를 다시 세울 수 있고 비로소 나와 상대방 모두에게 친절해질 수 있다. 현실적으로 바운더리에 문제가 아예 없는 경우는 드물며, 우리는 상처를 통해 더 건강한 바운더리와 인간관계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 적당한 애착 문제는 후에 세상을 헤쳐 나갈 독립심을 키워주고, 상호적인 관계를 맺어갈 기초가 되며, 대상을 헤아려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준다. 이와 같이 좌절은 더욱 성숙한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 인간은 처음부터 완벽할 수 없기에 가끔 무너지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나를 돌보고 성찰하며 어른이 될 수 있다. 만약 계속 반복되는 패턴의 인간관계 문제로 인해 힘들었다면, 위의 방법들을 통해 조금씩 나의 바운더리를 메꿔나가면 더욱 바람직한 관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미지 출처 : 픽사베이 


[참고]

문요한.2018.관계를 읽는 시간. 길벗

해맑은 심리발달센터.2015. 애착이란?. http://www.해맑은.kr/bbs/board.php?bo_table=v5_03&wr_id=9&ckattempt=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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