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방사수‘를 외쳤던 그때가 그리운 이유
많이들 그렇게 느끼고 있겠지만 요즘 세상이 살기에 조금 팍팍하다. 나는 그 원인 중 하나가 OTT 서비스 때문이라 생각한다.
나는 학창 시절 무한도전과 개그콘서트를 본방으로 보며 자란 아이 중 한 명이다. 소위 말해서 토요일은 무도 보는 날, 일요일은 개콘 보는 날이었다. 개그콘서트의 엔딩 노래를 들으면 내일 학교를 가야 한다는 사실이 가장 절망스러웠던 초딩이었다. 하지만 금방 회복할 수 있었다. 학교에 가서 주말 동안 방영했던 무한도전과 개그콘서트 이야기를 하는 것도 본방을 볼 때만큼은 아니어도 충분히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시대가 빠르게 바뀌면서 TV 편성표대로 짜여진 프로그램을 보는 게 아니라 넷플릭스나 티빙 같은 OTT 서비스를 이용해 보고 싶은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제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프로그램을 보고 즐기는 문화를 경험하기 힘들어졌다. 나는 그 시절이 그립다. 정해진 시간에만 볼 수 있다는 제약이, 오히려 프로그램을 더 간절하게 기다리게 했다. 그 기다림이 곧 재미였다.
따지고 보면 개개인의 관심사에 따라 더 즐길 것이 많은 시대로 바뀌었는데도 불구하고 왜 이런 기분이 드는 걸까?
내가 생각해 본 이유는 이렇다.
1. 함께 즐기는 즐거움이 사라져서 외로움과 각박함을 느끼게 됨. (조금)
2. OTT에 콘텐츠가 너무 많음. 오히려 귀찮아서 안 보게 됨.
그리고 구독료가 비쌈. (많이)
물론 이 이유들 말고 876개 정도 더 떠오르긴 하는데 일단 두 개만 골라봤다. 사실 그때의 시청 방식이 그리운 건지, 그때의 아무 걱정 없었던 아이의 상태가 그리운 건지 헷갈린다.
그래도 여전히 넷플릭스를 켜놓고 아무것도 못 고르다 결국
유튜브 짤로 보는 날이 많다.
세상은 변했는데 나는 왜 아직 그 자리에 있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