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으로 조심스레 움켜쥔 모래더미가 손가락 틈 사이로 흘러내리는 모래알이 되어 내 곁을 떠나만 간다.
애써 손에 힘을 주고 보내지 않으려 해도 애꿎은 바람에 휘날려 가는 모래는 이른 아침 햇볕에 마지막으로 내 눈을 반짝거린 채 사라진다.
만남보다는 이별이 자연스러운 계절.
떠나게 되는 것은, 떠남을 결심하게 되는 것은 스스로 떠나는 것인가 타의에 의해 내몰리는 것인가.
우리를 어떠한 말로 포장해도 스며드는 외로움만큼은 어째서 나만을 이리 지독하게도 괴롭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