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가 뭐길래
"중국어 초급 등록하셨죠? 따라가실수 있겠어요?"
얼마전 등록 한 중국어회화강좌에서 연락이 왔다
원어민강사가 아닌 수업관리담당 한국인이다.
딸들과 1여년 중국어학습지를 하고 회화는 처음이다
기초반은 헬로우 하이 수준이라 다음 단계는 초급을 신청하고 수업을 들었는데 나에게 무리가 되지 않겠냐는 말이 퍽이나 자존심 상했다
저번주 해당 수업을 함께 수강한 학생분이 한분 계셨다
꽤 공부를 해오신듯하고 초짜인 나와 동석하신게 못마땅한 눈치셨다
저번주 수업후에 본인은 다음 시간대로 옮기겠다고 하셨는데 아마 나와 수준차이가 나서였겠지
그분이 언질을 주셨나
반몉 원어민강사는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친절했다
강의도 좋아 계속해서 수업을 듣고 싶었는데
어쨋거나 나는 기초로 내려갈 생각은 없고 시간도 옮길수 없다고 하자 대뜸
"니 지아요 지쿼런?" 답해보시겠어요? 한다
운좋게 해당 표현을 알고 있어 대답했다
"워 지아요 산쿼런"
그러자 하나 더 질문해볼게요 한다
"니 요지거 셩티지에메이 "
셩리? 생일 물어보는건가?
"생일 물어보는건가요?"하고 물었더니
한번 더
"니 요지거 셩티지에메이 "를 반복해서 말한다
무척 무례하다고 느껴졌지만 한편으로 알아듣지 못해 자존심도 상했다
결국 화요일 오후 초급반으로 결정되고 다음주에 간다고 했지만 기분이 매우 찝집했다
집에 돌아와서 밀린 방문중국어학습지를 펼쳤다
이 기분과 상황을 만회할 방법은
절치부심으로 중국어를 잘하게 되는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전거를 타며 밀린 학습지를 세권 클리어하고
둘째와 딱삼독했다
한동안 참여를 못해 마음이 불편했었다
둘째와 함께 당신은 모를것이다를 펼쳐놓고 읽었다
루게릭병에 걸린 국어교사이자 소설가인 정태규 작가가 안구의 움직임과 깜빡임으로 쓴 책이다
예전에 한번 읽고 책장 한켠에 꽂혀있었다
둘째도 책에 몰입해서 몇장을 같이 읽다가
몇년을 더 살게 될지 모른다는 작가의 말에
둘째가 혹시 돌아가시지는 않았을까하며 네이버 검색을 해본다
사망기사가 뜬다
가슴이 먹먹했다
사는게 다 뭔가 싶다
어제는 종일 패밀리링크 연결로 먹통이 된 둘째의 유튜브 계정을 복구하느라 오후를 다 보내고
둘째와 시장에 들러 운동화세탁 끝난것 수거하고
화장품가게 가서 페이셜워시사고
짐안일 몇가지를 하고
밀린 일들과 다가오는 카드결제일 결제금액 확인하고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에 답답하고 빠듯함을 느꼈는데
작가의 책을 덮고는 이 모든게 어린아이 응석같았나 싶다
잠은 잘 자고 있다
9시에 잠들어 7시기상
식단도 돌아왔다
물많이가 잘안되어 학교로 물을 배달시켜야하나 고민중
운동이 문제다
9월에 짐에 돌아가려던게 늦춰질것 같다
손가락 회복이 생각보다 느리다
10월초나 되어야 웨이트가 가능할것 같다
하지만 둘째가 해주기로한 줄넘기 트레이닝 다음주부터 하자했고 매일 자전거를 타려고 노력하고 있다
10월말 바프날짜로 정해놓은 것을 어떻게 할지는 고민해봐야할것 같다
몸을 돌보기 시작했고
마음도 돌본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태규작가의 글을 곱씹으며 어떻게 사는게 좋을지 더 고민해보고 싶어졌다
오늘은 밀린 집안일 글쓰기 책장정리 둘째랑 서점가기 어쩌면 수영장 선영이 만나서 학교업무 저녁미사 정도의 일과를 보낼 것 같다
감사합니다
범사에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