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에 대하여- 나는 무엇을 욕망하는가

찍지도 못하는 바디프로필을 3년째 예약하는 이유

나는 무엇을 쥐고 싶은가, 그것은 어디로 부터 나온것인가?




스토아학파는 기원전 3세기 초 제논이 아테네의 스토아에서 창시한 그리스·로마 철학 유파로, 로고스(우주의 이성적 질서)와 자연에 순응하는 삶을 강조합니다.위키백과 한국어+1 핵심은 외부 사건 자체보다 그에 대한 판단과 태도에 집중하고, 감정은 이성적 판단을 통해 교정하며 아파테이아(정념의 평정)에 이르는 실천적 윤리를 추구하는 데 있습니다.(네이버 포털 AI 브리핑 발췌)




요즘들어 몇 년째 핫한 이슈는 단연 도파민과 관련한 주제일테다. 현대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도파민과 연관이 되어있다는 주장이 계속해서 대두되고 있다. 세상이 빠르고 쉽고 강한 것이 살아남는 식으로 되어가니 자연스럽게 행복이 쾌락이라고 여겨지고 있다.


<도파미네이션>은 정신과의사 에나램키의 책이다. 2021~22년 이후 미국·한국에서 오랫동안 베스트셀러로 자리하며 수십 주 이상 순위에 이름을 올렸고, 특히 국내에서도 꾸준히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책에서는 쾌락에 중독된 현대인의 뇌를 정신과 의사의 시각에서 분석하였다. 이 책에서는 그 대안으로 절제를 꼽고 있다.


다음 항목을 읽어보고 당신은 도파민을 무의식적으로 발생시키고 있는것은 아닌지 살펴보자.


스마트폰의 알람에 즉각 반응한다

이유없이 스마트폰을 열어 들여다 본다.

SNS 좋아요 수를 확인한다.

일상에서의 잠시의 휴식도 유튜브, 숏폼 영상를 보는데 쓴다.

게임의 보상 시스템에 빠져든다.

배달음식과 쇼핑에 익숙해져 있다.


나 또한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는 편이다. 요즘은 은행업무, 파일정리 등도 핸드폰의 앱으로 할수 있게 되어 있다. 자연스럽게 일상에 필요한 업무를 한다는 이유로 핸드폰을 켠 뒤 이내 그와 상관없는 다른 흥미거리를 소비하며 집중이 흩어지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속으로 그런 자신을 한심하게 생각하기도 했다가 이것이 나의 행복이라며 자기위안의 변명을 늘어놓는다.


2021년 바디프로필 촬영을 했다. 촬영 날짜를 잡아두고 6개월전부터는 식단과 운동을 병행하기 시작한다. 그 과정이 쉽지 않다. 음식을 보상으로 생각했던 Emotional eating을 끊어야 하고, 체지방과 근육량의 숫자를 신경쓰며 몸을 만들어 나가야한다. 스트레스가 크다. 2023년에도 한번 더 스튜디오 촬영을 했다. 그 때는 최선의 모습으로 촬영한다기 보다 나의 운동과정을 담아야지 하는 마음이 더 컸다. 그럼에도 촬영이 다가올 때마다 죄여오는 압박감에 괴로웠던 기억이 선연하다. 매년 나에게 주는 선물로 찍자 했던 바디프로필은 2024년과 2025년 예약금만 보내고 결국 찍지 못했다.


그런데 왜 또 새해가 되면 바디프로필 촬영을 예약할까? 그것이 나를 조절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단계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몸은 자신의 생각과 닮아 있다. 내가 나를 조절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은 뇌가 이미 자기합리화에 익숙해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 나도 바디프로필을 준비하지 않을 때는 거의 그런 상태에 있다. 힘든 나를 위로한다는 마음으로 쾌락에 빠져있으면서도 그것에 행복이라는 이름을 갖다 붙인다.


바디프로필을 예약하는데에는 적게는 5만원에서 10만원 또는 그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다. 예약금을 송금하고 나서 내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체중을 재고 식단을 관린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조절의 가장 첫번째 단추를 꿰는 것이다. 꿈쩍하지 않는 체중계의 숫자가 매일 조금씩 내려가고, 나의 식단이 다듬어지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처음 1-2주일은 치팅이 반복되기도 한다. 하지만 서서히 식단과 인바디가 꼴을 갖추어갈때 조절에서 오는 통제감이 만들어낸 행복을 설풋 느낀다. 내가 나를 통제할수 있다고 느끼는 자기통제감이 가져다주는 행복은 도파민의 쾌감과는 질적으로 다름을 느낀다.


매년 바디프로필 촬영을 준비하고 취소하며, 반복된 통제력의 주도권과 상실의 반복에서 오는 인간의 나약함을 느낀다. 하지만 2026년에도 그것을 멈추지는 않을 것이다. 죽을 때까지도. 이것을 반복하는 것이 그것이 나의 통제력이기 때문이다. 그런 나를 사랑하고 응원한다. 예쁘게 다듬어진 나의 몸도, 느슨해진 일상에서 동그래진 내 몸도 좋다. 스스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나의 모든 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나는 내가 참 좋다.


나는 스토아학파인것 같다.



덧. 읽기과 쓰기사이 강의 들으며 자전거 탔다. 이제 웨이트하러 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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