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의 이야기

by 지인

아버지요


Q가 나를 불렀다. 뒤돌아 보니 그가 나에게 다가와 손짓과 어색한 말투로 양념통닭이라고 말했다. 다음번 특식을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웃음을 지으며 다음주에 나온다고 대답했다. 만족한듯 Q는 악수를 하자며 오른손을 내밀었다. 그의 손을 맞잡고 흔들며 인사 했다.


Q는 나를 간혹 아버지라고 불렀다. 나보다 30살은 많아 보임에도 그는 나를 아버지라고 불렀다. 오래 근무한 간호사에게는 어머니라고 불렀다. 그가 그렇게 부를때마다 우리는 아버지 아니에요, 어머니 아니에요 하면서 함께 웃었다.


깡마른 체구의 그는 소통이 잘 되지는 않는 환자였다. 간혹 그에게 대화를 시도 해보려 해도 그는 자신이 원할때만 소통을 했다. 그나마도 단답이었다. 그의 의도를 알려면 오랜시간 근무한 경험치가 필요했다. 그의 일정하지 않은 손짓과 단답형 대답에서 그의 의도를 유추해야했다.


가끔 기분이 좋을때는 혼자 누워 두손으로 뺨을 비볐다. 그모습이 재미있어 보였다.


그의 일상은 한가로웠다. 많은 환자들이 오랜 병원생활에 답답해 하며 이런저런 사고를 칠때도 그는 대부분의 일상을 침대위에서 한가롭고 평화롭게 지냈다.


그의 취미는 자신의 머리털을 뽑는 것이었다. 심심하면 자신의 머리카락을 뽑았다. 다행히 머리숱이 많아 대머리는 되지 않았지만 그는 이발을 하지않음에도 언제나 짧은 머리였다.


그는 아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를 좀 안됐다고 생각했다. 그는 한정된 공간에서 많은 욕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도 평화로운 일상을 살아갔다. 조금만이라도 인지 기능이 있었다면 힘들어 했을 상황에서 그는 전혀 개의치 않고 오히려 행복해 했다. 그래서 그에게 동정심이 생겼다.


요법 시간에 따뜻한 햇살을 쬐면서 조용히 웃음지었고, 과일을 먹으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인지 기능에 문제가 없었다면 그의 삶은 어땠을까 하고 생각했다. 환자들을 돌보면서 늘 하는 생각이었다. 약육강식 이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사회에서도 지금처럼 그의 마음은 평화로울까 하고 생각했다. 그생각은 그의 보호자를 보면서 더 커졌다. Q의 보호자는 그의 아버지 였다. Q의 나이는 노인에 가깝다. 그런 그의 아버지는 완전히 노쇠한 몸을 이끌고 분기별로 그를 찾아 왔다. Q를 면회하기 위해 병원에 온 보호자의 표정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꼈다.


장기 입원 환자들의 면회가 늘 그렇듯이 그들의 면회는 짧았다. 보호자는 늘 잘부탁한다고 하며 돌아섰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Q는 전혀 반응이 없었다. 언제나 처럼 침대에 누워 두뺨을 비볐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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