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날

by 석재원


청주 시계탑 근처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기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

평소에는 5-10분만 기다리면 금방 탈 수 있던 버스가 그날따라 유난히

멀어져 있었다. 30분

무려 30분을 기다려야 했다.

기다릴까

그냥 걷기로 한다. 근처 성안길에는 이곳보다는 많은 버스가 오간다

30분을 기다리기보다 그냥 더 걷기로 한다. 9월 말의 날씨는 생각보다 선선했다

불쾌함이 전혀 없는 살랑거리는 선선한 바람이 옷 사이로 스며들어왔다.

그리고 떠나고 또 다른 새로운 바람이 들어온다. 하나의 리듬 같다.

이것은 사람의 기분을 높이는 효과를 가진 것 같았다.

이 날씨를 음악으로 삼은 채 시내로 향한다. 왠지 배도 고파오는 것 같았다

왠지 좋은 일만 생길 것 같은 기분,

그러나 곧 무참히도 배고픔에 들어간 가게는 정말 최악의 맛이었고

심지어 카드까지 잃어버리고 만다. 집까지 걸어야 했고

난 곧 오늘 일하는 도중 실수했던 일들이 생각이 난다

아 오늘은 최악의 날이었지

정말 운수 없는 날

근데 어쩌냐, 그냥 다시 걸었다.

걸으면서 생각을 흘려보낸다. 다시금 바람들이 옷 사이로 스며든다. 그러고는 떠난다

수많은 인생의 순간들이 이렇게 바람처럼 오갔다. 늘 좋지도 않고 안 좋지도 않았다.


20251117_191604.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