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꺼풀
한꺼풀
벗겨낼수록 흰 살을 드러낸다
이처럼 제 거죽을 벗겨 살을 주는 생물도 있는데
인간은 어찌 벗을수록 추하구나
한꺼풀
한꺼풀
벗겨내면 드러나는 것은 눈에 선명히 보이는 악취
겹겹이 둘러둔 것이 그럴듯할수록
내부는 썩어있기로 약조라도 한 것인지
실망에 실망을 거듭하다보면
끝에는 아릿한 혐오와
흐리게 강렬한 증오만이 새겨진다
벗겨낸 허물이 많을수록
그 위에 새겨지는 비문도 진해진다
존경과 사랑을 담은
남은 자들의 그리움이 아닌
원망과 저주의 비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