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수용성

by 여명

가장 슬픈 창을 씻어버리려는 듯

열렬히 쏟아내리는 굵은 물줄기가

모두 가져가겠다는 듯이 사납게

헤집고 지나간 자리에는

흙투성이 잔해가 비릿한 웃음을 남긴다.


자근자근 머리를 씹어대는 것들은

거세디 거센 물방울들에도 끈질기다

이것들은 끊임없이 뱉어댄다

흙탕물을,구정물을


씻어내도 기어이 얼룩을 남기고야 말겠다는 듯

한줄기 오물이라도 남겨야 성에 차겠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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